초파리 애벌레의 사회성

논문 한편이 등장했는데, 네이쳐나 사이언스지에 출판된 것도 아니고, 칸트의 고향 독일 라이프니츠의 연구소에서 조용히 나왔으니 화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이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관심 있을 주제도 아니고 생소하겠지만, 내가 향후 몇십년간 연구하고 싶은 주제이기도 해서 이 논문이 어떤 의미인지를 아주 간략하게 짚어보려고 한다.

논문의 서지정보는 이렇다. Niewalda, Thomas, Ines Jeske, Birgit Michels, and Bertram Gerber. 2014. “‘Peer Pressure’ in Larval Drosophila?” Biology open: 1–8. (June 9, 2014). 논문 제목을 직역하자면, “초파리 애벌레에서 동료 압력 (특정한 행위를 받아들이고 특정한 가치에 적응하도록 동료 집단으로부터 가해지는 사회적 압력)”이다. 논문은 초파리 애벌레가 지닌 학습과 기억 능력이 주변의 다른 애벌레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 시험하고자 했다. 연구진은 주변 동료 애벌레들이 갖추어진 행동(innate behavior)과 학습행동(learned behavior) 모두에 미치는 영향을 시험했고, 결론은 “효과없음”이었다. 즉, 초파리 애벌레에게서 나타나는 후각 자극에 의한 학습효과는 주변 동료들의 상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왜 이 논문이 문제가 되는가? 왜냐하면 초파리에서 발견된 foraging이라는 유전자 때문이다. 1

foraging은 포유류에서는 PKA라고 알려진 인산화효소인데,   이 유전자가 사회성 행동에 매우 중요하고, 특히 초파리에서의 연구를 바탕으로 꿀벌에서도 이 유전자의 변이와 발현정도가 일벌의 발생과 행동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파리 애벌레들은 강한 사회성 행동, 즉 함께 모여 먹이를 파먹는다던가 하는 행동을 한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주변 동료들이 초파리 애벌레의 학습에 아무런 효과를 미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알려진 초파리 애벌레의 사회성이라는 건, 그저 화학적 신호에 의한 즉각적 반응 정도에 불과한, 즉 고도의 의사결정과정이 요구되지 않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행동임이 증명되는 셈이다.

논문의 논의 부분에서 과거의 논문들과 자신들의 결과를 비교하며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저자들은 초파리 애벌레의 사회성 행동이라는 것이 지금까지 연구되어 온 것처럼 대단하지는 않고 지금까지의 연구들이 좀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부정적’ 연구 논문을 출판한 셈이다. 이렇게 주절주절 글을 쓰는 이유는, 이래서 내가 초파리 애벌레 연구를 안했다는 다행스러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랄까.

In summary, it seems clear from the literature that the past as well as acute presence of conspecifics does matter to the behaviour of larval as well as of adult Drosophila. It remains to be uncovered whether and to what extent these effects are mediated by species-specific signals, cues from the larval microbiome (Venu et al., 2014), or by more generic cues. However, neither our present experiments, nor the literature, offer conclusive evidence that in the context of various types of olfactory learning or choice experiments individual Drosophila would take note of what surrounding conspecifics are doing. Such type of social interaction rather may be limited to situations that are defined as social to begin with, such as aggression (Vijendravarma et al., 2013) and, in adults at least, courtship (Villella and Hall, 2008). Indeed, it is tempting to speculate that the requirement for social coordination in courtship may be the base on which to evolve other forms of interaction among conspecif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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