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정에 의해 얻어진 조밥나물-잡종에 관하여

http://heterosis.egloos.com/773104 원문


2005년 10월 14일, 멘델 주간에, 관련 논의는 이곳을 참고. 머리가 어지러워 뭔가 단단히 착각을 했었다. 멘델의 급수는 생식세포 개개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1:2:1 속에 있는 것이다.

ON HIERACIUM-HYBRIDS OBTAINED BY ARTIFICIAL FERTILISATION

멘델의 1870년 논문입니다. 잘 아시다사피 멘델은 단 두편의 논문을 남겼습니다. 그 외에 네겔리에게 보낸 10여통의 편지가 있고, 그가 소유했던 다윈과 게르트너등의 책에 남겨진 방주가 전부입니다.

이 두번째 논문에서도 건질 것이 있습니다. 이 논문에는 처음으로 Darwinism이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1865년의 논문에서는 이미 실험을 마칠 무렵이었기 때문에 다윈에 대해 직접 언급을 안하는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것이지 모호하지만 이 논문에서 어느정도 명확해 집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멘델은 다위니즘의 핵심을 잘 알고 있었고, 적어도 식물잡종에 관한 연구에 한해서는 명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다윈이 식물잡종에 관해 가진 레퍼런스가 게르트너의 것이었고 멘델이 게르트너의 연구에 관해 전문가였다는 점에서 명백합니다. 게다가 멘델은 게르트너의 연구의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점을 네겔리에게 이야기했고 따라서 다윈의 잡종에 관한 이야기도 믿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이 논문에서 다위니즘이 언급되는 부분은 한단락, 한문장에 불과합니다. 문맥상으로 그 문장은 이렇게 해석됩니다. 

The question of the origin of the numerous and constant intermediate forms has recently acquired no small interest since a famous Hieracium specialist has, in the spirit of the Darwinian teaching, defended the view that these forms are to be regarded as [arising] from the transmutation of lost or still existing species.

다양하고 지속적인 중간형의 기원에 관한 의문은 유명한 조밥나물 전문가들에게 적지않은 관심을 끌었는데, 이는 그들이 다윈추종자들의 가르침의 정신속에서 이러한 형태가 이미 사라졌거나 존재하는 종의 변형에 의해 기원되었다는 관점을 수호해왔기기 때문이다. 

이 구절 바로 다음에 멘델은 자연계에서 보이는 다양한 중간형의 기원을 단지 존재하는 종의 점진적인 변형으로만이 아니라, 잡종의 형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둡니다. 이 부분에서 철저한 실험가로서의 멘델의 성격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그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몇세대에 걸친 철저한 실험과 검증만이 중간형의 기원에 관한 의문에 답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합니다. 

즉 멘델이 잡종에 의한 신종 형성에 대해 당시의 식물학자들이나 잡종가들처럼 강력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의문이지만, 중간형-신종의 형성의 재료가 될 수 있는-의 기원이 반드시 다윈식으로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음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멘델의 잡종에 관한 관심과 멘델이 유전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음에 근거해서 멘델은 유전학의 기원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올비의 주장은 격하됩니다. 첫째, 멘델의 잡종에 관한 관심은 절대적인 것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따르고, 둘째, 멘델에게 유전이라는 개념은 유전을 포함하는 발달전개 혹은 발생과정이라는 당대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올비가 주장했듯이 멘델이 잡종에 의한 신종형성에만 관심을 가졌다면 완두콩 연구에서 실패한 자신의 신념을 이 논문에서 강하게 주장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연구조차 안정된 잡종형성에는 실패합니다. 철저한 실험가로서, 또한 꼼꼼하고 양심적인 과학자로서 멘델은 자신의 연구성과를 과대포장하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표현은 멘델이 잡종을 통해 안정된 신종을 얻는것을 자신의 최대과업으로 생각하지 않았음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실험에 의해 잡종이 보여주는 수태력 부족과 잡종의 유지가 매우 짧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멘델은 이렇게 말합니다.

On these grounds it is regarded as inconceivable that Hieracium hybrids can constitute and maintain themselves as fully fertile and constant forms when growing near their progenitors.

이러한 면에서 조밥나물의 잡종이 그들의 후손들 근처에서 자랐을 때 완전한 생식력을 가진 지속적인 형태를 구성하거나 유지한다는 생각은 터무니 없는 것이다.

이 말 이후에 다위니즘에 관한 일고가 등장하고 당대 식물학자들과 잡종가들의 잡종에 관한 생각이 나옵니다. 멘델은 이 중 어느한쪽도 강하게 지지하거나 부정하지 않습니다. 단지 계속될 실험만이 이 중 무엇이 옳은가를 증명해줄 것이라고 열린 질문을 던질 뿐입니다.

완두콩에서의 연구와는 다르게 조밥나물은 잡종형간의 교배인 F2세대에서 부모세대의 형질로 돌아가거나 중간형을 나타냅니다. 이 현상은 완두콩에서의 연구결과를 일반화할 수 없다는 것을 멘델에게 확신시켜주며 이러한 멘델의 생각은 논문 전체에 걸쳐 지속됩니다. 

멘델은 분명히 급수개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성과 열성으로 나눌 수 없는 중간형이 등장하자 멘델은 이런 표현을 사용합니다. 

The conviction is then forced on us that we have here only single terms in an unknown series which may be formed by the direct action of the pollen of one species on the egg-cells of another.

‘미지의 급수의 단항’이라는 표현이 그것입니다. 이 급수에 대한 언급에서 완두콩의 급수에 대한 멘델의 생각을 거꾸로 유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급수가 단항이라는 것이 어쩌면 멘델이 생식세포간의 결합에 대한 생각에 힌트를 줄 수 있습니다. 중간형의 형질은 한 종의 꽃가루에서 형성된 급수가 난모세포에 영향을 주어 만들어진 것으로 멘델은 봅니다. 따라서 원래 급수는 생식세포 모두에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되면 꽃가루 급수와 난모세포 급수의 조합이 표현형이 되는 겁니다. 이 부분이 분리의 법칙이 될 수 있느냐 아니냐는 의문입니다. 급수간의 조합이 생기고 이후 발달과정을 거치면서 서로다른 급수를 가진 생식세포가 생겨나는 것은 현대유전학의 분리개념과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확실한 것은 맨 아래에. 결론은 생식세포간의 결합에서 형질을 나타내는 것은 둘 중 하나의 것 뿐입니다. 우열의 법칙은 멘델에게 절대적인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중간형의 형질을 나타내는 급수는 두 생식세포간의 조합이 아니라 이미 둘 중 하나의 생식세포에 ‘담겨져 있어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형질이 나타나는 과정이 식물의 성장중에 일어나는 급수의 발달전개입니다.)

이는 다음을 보면 확실해집니다. 즉, 완두콩에서 F1에 나타나는 형질은 단 한가지 ‘우성’의 그것입니다. 이를 멘델은 Aa 로 표현합니다. 하지만 이 둘은 섞이지 않습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완두콩 및 다른 종에서 관찰되는 우열의 법칙에 관한 멘델의 강력한 믿음때문이고, 또 이질적인 원소가 섞일 수 없다는 알수 없는 신념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조밥나물의 중간형을 마찬가지로 Aa로 표시하고 이둘이 섞여서 중간적 형질을 나타낸다고 말하면 간단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멘델에게 있어 각각의 생식세포는 원소들의 급수로 표시되고 이 급수는 섞이지 않습니다. 서로다른 급수가 조합을 이룰지라도 급수들은 자신의 성질을 항상 보존하며 발달과정에서 다시 자신의 성질을 획득해서 독립합니다. 즉, 멘델은 Blending inheritance에 대해 확고한 부정적인 신념을 가진 사람입니다. 형질은 절대로 섞일 수 없습니다. 이런 멘델에게 중간형을 설명할만한 급수이론은 없지만, 수학과 물리학에 심취했고 일반적 법칙을 찾던 멘델은 중간형을 설명할 수 있는 급수이론은 언젠가 찾아질 수 있는 그런 것입니다. 멘델이 찾아헤매던 것은 이러한 일반적인 급수이론입니다.

각 생식세포가 가진 급수가 수정과정에서도 섞이지 않는다면 분리될 일도 없습니다. 각 급수가 가진 성격은 불변이며 급수간의 조합은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자신의 성격을 되찾는 것 뿐입니다. 

이 논문은 1865년의 논문보다 매우 짧습니다. 1865년의 논문은 조밥나물에 관한 연구도 짧게 다루고 있는데 그 연구를 정리한 것이 이 논문입니다. 이미 1865년에 논문을 쓸 당시 멘델은 많이 실망하고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학문적으로 자신이 인정을 못받는다는 사실은 멘델에게 중요한 문제도 아닙니다. 생식세포 발생에서 일반급수이론을 찾던 멘델은 완두콩에서 이를 발견했다고 여겼고 잠시 행복했지만 곧 다른 종에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것이 멘델을 자신의 연구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이지, 청중들이나 학자들이 그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멘델은 철저하고 세밀한 실험가였고 나름의 이론과 야망을 가지고 있었고 스스로의 실험에 좌절했습니다. 자연은 그의 의도대로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생식세포가 하나의 급수를 가지고, 급수는 성장과정중에 형성됩니다. 각각의 급수는 섞이지 않습니다. 둘 중 하나의 급수만이 형질을 표현합니다. 이것이 우열의 법칙입니다. 표현되지 않았던 급수는 섞이지 않았으므로 발달과정중에 다시 급수로 표현되고 생식세포속에 전개됩니다. 핵심은 급수에 있습니다. 급수는 애초부터 섞이지 않으므로 갈라지지도 않습니다. 이러한 발달급수 개념은 매우 독특한 것이며 철저히 수학적이고 추상적인 것입니다. 여기에 어떤 물리적 실체를 가정하는 순간 우리는 멘델이 분리의 법칙을 생각했다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이 급수이론을 모델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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