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우리들의 과학자!

http://heterosis.egloos.com/773141 원문


2005년 9월 27일, 최모교수에 관한 실망은 정점에 이르다. 관련논의는 이곳을 참고 

윌리엄 제임스가 그랬든 누가 그랬든 종교의 개인적 영역과 사회적 영역을 나눈다는 것은 상식적인 생각이다. 어쨌든 인류는 종교로 인한 해악을 경험했고 이를 나누어 바라본다는 건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몸부림일 수도 있다. 여하튼 그렇다고 치자. 개인의 신앙이 소중하다는 건 상식이다. 

자 그렇다면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자. 갑은 평범한 회사원이다. 그는 기독교인이며 진화론을 믿지 않는다. 이런 그가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창조과학을 공부하며 만나는 이들에게 진화론은 거짓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을은 유명한 과학자이다. 그의 전공은 진화론이지만 그는 표면적으로 기독교인이다. 하지만 그는 창조론을 믿지 않는다. 그는 종교와 과학의 화해를 외치고 다니며 따라서 교회에서의 강연도 가끔 하는 모양이다. 이런 그가 창조과학사역을 하는 교회의 2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해 강연을 한다. 

개인의 신앙은 너무나 소중해서 국내의 진화론 관련 서적은 거의 그의 손을 거쳐갔고, 그의 입김이라도 쏘일 요량이면 어떤 책도 베스트 셀러가 되어버리고, 국어 교과서에까지 산문을 싣기도 하고, 그 유명한 줄기세포 스타 황모교수와 짝짜꿍이 되어 책을 낼 수 있을 정도의 파워까지 지닌 한 과학자의 신앙생활에 우리는 딴지를 걸수가 없다. 

그래도 우리는 그를 놔두어야 한다. 개인의 신앙은 너무나 소중한 것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이 교회의 창조과학 사역사업이 창조과학 교과서 게재운동으로 번질지라도, 그래도 그가 입을 다물고 과학과 종교의 화해를 외칠지라도 이를 두고 보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글잘쓰는 과학자가 없던 시절, 그가 비집고 들어갈 적소는 너무나 넓었다. 그래도 국내에 그 유명한 윌슨의 제자가 오다니 가뭄의 단비같은 소식이었다. 내가 당시 얼마나 흥분했었는가 하면 나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모교수 이야기만 나오면 나에게 쪼르르 달려와 소식을 전한다는 거다. 그런데 뭣도 모르는 한 과학도의 존경을 한몸에 받던 이 과학자는 어느순간 글에서 인간을 개미처럼 취급하고, 자연주의적 오류를 너무도 심하게 저지르면서, 교회까지 다닌다고 공언을 하는 거다. 뭐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정도의 내공은 생긴 뒤였다. 개인의 신앙은 소중하다지 않은가. 

그래서 이 과학도는 가끔 빈정거리기는 했으되, 되도록이면 공석에서 험한말을 삼갔고, 되도록 빨리 그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만을 바랬다. 그런데 한번 가버린 희망은 돌아오지 않는 것인가 보다. 그는 더이상 책다운 책 쓰기를 포기했고, 니네 인생을 이모작하라고 부추기는 자유주의자가 되어버렸다. 깊고 무거운 과학자로 역사에 남기보다는 자신의 책 제목처럼 인생을 이모작하여 그냥 가볍게 일신을 추스리며 살다 죽기로 결심하였다 보다. 뭐 어쩌겠는가. 한 인간의 결심은 또 소중한 것이다. 

과학이 경제의 노예로 자리잡은 나라에, 그래도 단비처럼 내렸다는 대중적 과학자가 이런 사이비다. 첫단추가 이 모양이면 아마 이나라엔 희망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가 죽기까지 양산할 제자집단과(게다가 그는 S대 아닌가?) 그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입바른 소리하다가는 제명에 못죽게 생겼다. 그의 실험실에 둥지튼 몇몇 철학자들과 인지과학도들은 종교기계를 만들겠다고 설치고, 유신론적 진화론을 외치면서 마이클 루즈에 환호한다. 그들은 영성의 과학을 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실제 과학의 역사엔 관심이 없다. 자신만이 국내에서 진화론과 생물철학을 한다고 떠벌리는 한 아해는 교회에 다니고, 인지과학을 한다는 한 유명 과학자도 교회에 다닌다. 과학사를 전공했다는 놈들은 창조과학의 역사에만 관심이 있고, 라마르크 진화론을 소개하면서 다윈 진화론이 틀렸단다. 과학이 사회에 의해 구성된다는 놈들도 죄다 교회쟁이들이고 좌파과학의 태두 버날 할아버지가 들으면 혼날 이야기만 일삼고 다닌다. 이놈들은 과학자를 적으로 생각하면서도 과학재단에서 돈을 타다 쳐먹는다. 과학철학을 한다는 분들은 이런 문제엔 관심이 없으시다. 학을 타고 계시기 때문이다. 더 엽기적인 사실은 이 분들이 모조리 생명윤리학회라는 곳에서 사이좋게 둥지를 틀고 사귀신다는 거다. 도대체 이놈의 개신교 신자가 아니면 이땅에서 학문을 할 수는 있는 걸까? 모든 분야에 심지어 진화론에도 개신교 신자들 투성이다. 뭐 별 수 있겠는가. 개인의 결정은 모조리 소중한 마당에.. 

그래도 입바른 소리 몇마디 하고 약삭빠른 삶을 택해야겠다. 어쨌든 당신 삶은 개인의 영역과 공적 영역에 걸쳐 있다. 국립대 교수가 개인적 가치만 추구하다가는 역사의 웃음거리가 된다. 아마 지금은 자신이 하는 일이 과학과 종교의 화해라 생각하겠지만, 그건 한국의 과학을 50년 퇴보시키는 일이다. 과학의 세속화 여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일을 변방의 땅에서 누구도 모를 것이라 생각하고 벌이는 것이라면 이제 정말 관둬주기 바란다. 여하튼 난 뉴질랜드로 뜨거나 차라리 몽고로 가서 그 나라에 기대를 걸고 살련다. 도대체 목사가 진화론을 강의하고 진화학자가 목회에 나서는 이따위 나라에서 무슨 학문을 하라는 말인가? 

온누리에 사이비다. 

온누리교회 20주년 행사 

창조과학 사역? 

김선일과 온누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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