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애도의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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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황상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자살인 듯 하다. 봉하마을 주변의 산세가 노인들도 쉽게 오를만큼 험하지 않다는 점과, 유서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유서를 남겼다고 한다. 자살이 확실하다), 오늘 권양숙 여사의 소환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 등이 자살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지도자는 존재할 수 없다. 어차피 정치지도자를 평가할 때 우리는 필연적으로 상대적인 사고를 할 수 밖에 없다. 비록 퇴임 후 그의 도덕성에 치명적 상처를 입었지만, 노무현의 시대에 대한민국은 도덕적으로 성숙했다. 이제 우리는 대통령의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이나, 대통령 선거에 수백억원 대의 사과박스가 쉽게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여전히 정경유착은 심각하고 개선되어야 하지만, 노무현의 시대에 우리는 많은 것이 변했음을 체험했다.

경제를 망쳐놨다는 무능함에 대한 질책도 그 청렴한 도덕성으로 버티던 노무현이었다. 노무현에게 도덕성은 그를 버티게 한 최후의 보루였던 셈이다. 수백억도 수천억도 아닌 수십억, 요즘엔 수십억이란 말이 왜 이리도 작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수조짜리 경제정책들이 오가는 시대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수십억도 변명의 여지 없이 부패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내 마음에 스쳐가는 너그러움은 참 우습다.

검찰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소환을 재보선에 대한 일종의 전략으로 사용했던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국민들은 수십억에 별로 동요하지 않았다. 노무현에 대한 도덕적 타격은 이 정부가 기획했던 초안처럼 국민들에게 그리 큰 충격으로도, 현 정부에 대한 지지로도 이어지지 않았다.

탄핵 속에서 촛불로 살아난 대통령이었다. 최초로 팬클럽이 생겼던 그런 정치인이었다. 역사를 똑바로 볼 줄 알았고, 비록 아집이 강했지만 큰 실정도 없었던 대통령이었다. 아집이 강하고 말을 참지 못했기에 욕도 많이 먹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 해줄 것이다.

노무현이 죽었다. 탄핵에서 그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았던 촛불이 이제 그의 죽음을 애도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명박은 이를 막지 못할 것이다. 이를 막는다면 그것이 명박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기에.


왜 그가 죽어야 하는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 이 땅은 언제나 이런 식으로 죽지 않아도 될 사람들을 죽여왔다. 김구를 죽이고, 장준하를 죽이더니 이제는 노무현을 죽인다. 전두환은 그리고 노태우는 멀쩡히 살아 돌아다닌다. 나는 이런 지긋지긋한 역사의 반복이 수치스러울 뿐이다.


41 thoughts on “노무현 애도의 촛불

  1. 전 참 흥미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십년이 지나면, 과연 ‘지금’은 역사가들에 의해서 어떻게 쓰여지고 있을는지요. 참 궁금하군요.

  2. 죽어야할 놈들은 멀쩡히 살아 돌아다니고, 죽지 않아도 될 사람들만 죽어야 하는 그런 사회라고 기록될 것입니다.

  3. 왜 그가 죽어야 하는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 이 땅은 언제나 이런 식으로 죽지 않아도 될 사람들을 죽여왔다. 김구를 죽이고, 장준하를 죽이더니 이제는 노무현을 죽인다. 전두환은 그리고 노태우는 멀쩡히 살아 돌아다닌다. 나는 이런 지긋지긋한 역사의 반복이 수치스러울 뿐이다.222

  4. 이쯤되면 2세를 가지는것도 죄악입니다.

  5. 안타까움을 가질뿐입니다. 쉽지 않은 선택을 하셨겠지요
    검찰은 공소권없음으로 해결한다 합니다
    참으로 애석한 마음뿐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6. ‘승부사’와 ‘청렴’이라… 참 안타깝습니다.
    우리 모두 반성의 계기가 되고, 성숙한 민주주의로 거듭나는 기회가 되길 바라면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7. 수십억도 부패이지만 마음속의 너그러움을 설명할 수 없다는 표현, 정말 똑같습니다…
    우리에게 이런 대통령이 없었기에 전방위로 공격만을 일삼았던 나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죄책감을 가져야 하는 건 아닐까요???
    우리에게 권위로 무장한 리더가 아니었기에, 빽 한번 써볼 수 없었던 리더이기에, 그 이유로 처참히 짓밟힌 리더이기에 자살하지 않아도 될 사람이 자살한 것에 대한 분통이 더욱 치밉니다.

  8. 불안해집니다.
    뭔가 어긋난것 같습니다.
    당분간 악어의 눈물을 감상할 수 있겠군요.
    한가지 바라는게 있다면, 이번 일련의 사건에서 온라인 명예훼손죄(악플러법)를 적용하길 바랄 뿐입니다.
    / 수십년 뒤라도 그렇게 현대를 서술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기원합니다. 지긋지긋한 역사의 반복 속에서는 그마저도 불가능해 보이는데, 지나친 비관일까요?
    /전 그분이 도덕적이거나 유능하길 바라는것보다 무엇보다 기득권에 당당하길 바랐습니다.
    29만원의 전설도 현존하는데, 자신이 쳤던 사고들을 잊고 막말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R.I.P

  9. 병신 노무현입니다. 지가 죽긴 왜 죽습니까. 당당히 살아 다음 정권탈환에 힘을 써야할 것 아닙니까. 죽기 왜 죽습니까. 더 어려운 사람들도 사는데..

  10. 노통시절 경제를 망쳐놨다고 떠들던 찌라시 언론들이 있었죠. 사상최고의 무역흑자와 주식호황 부동산안정세 상황에서도 말이죠.
    그찌라시들 지금은 뭐라하는지는 다들 더 잘아실거구요. 그 찌라시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위의 글에도 객관적이지 못한 바로 그 표현이 들어있네요. 고인에게 할말은 아닌듯합니다.
    가신님이 남긴 정신은 잊지맙시다.

  11. 맘이 많이 아픈입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2. He was a great, great, and great president in Korean History. I’ll miss him very much.

  13. 대한민국의 죽음,
    민주주의의 자살,
    노짱의 죽음은 이 단어들로 대체가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14. 트랙백 감사합니다.
    초보 블로거라서..
    오늘은 봉하마을로 내려가 조문을 할까 생각중입니다.후우..

  15. 마음이 정말 많이 아프네요.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6. 트랙백 날립니다 ‘그건 아니니까’ 포스트에 트랙백을 날리려다 여기가 더 적절할 것 같기도 하고 더 많이 볼 수도 ; 있을 것 같단 생각도 들고 해서요 언제나 좋은 글들 올려주시네요.

  17. 트래백을 거신분이 김우재님인걸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산자에게는 산자의 몫이 있는 것이겠지요.

  18. 핑백: Uri's Island
  19. 핑백: 끄적이
  20. 핑백: I think ...
  21. 핑백: 쩐의시대
  22. 제발 데모는 하지말고 추도만 하시길.. 노무현대통령 구천안맴돕니다. 정신차리시고 애도만 합시다. 흥분은 하지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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