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몽상가, 허경영을 무시하지 말라

허경영 총재가 트위터에 가입한지 24시간만에 팔로어 999명을 돌파했다. 무시무시한 속도다. 그 어떤 국회의원도, 정치인도, 김연아를 제외하고 이와 같은 팔로어를 이렇게 빠른 시간에 얻어내지 못했다. 젊은 층이 다수를 점유하고 있는, 게다가 그 대부분이 진보적인 이들로 구성된 트위터계에서 허경영의 출현과 팔로어들의 폭주가 의미하는 것은 단순하다.

우리에겐 몽상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언젠가부터 젊은이들로부터 꿈을 빼앗아가는 그런 국가가 되었다. 이제 대학생들은 꿈을 꾸지 않는다. 사실 그들은 꿈을 꾼다. 그 꿈은 획일적으로 같다. 돈을 버는 것이다.

허경영은 꿈이 사라진 젊은이들에게 그 허황된 몽상을 보여준다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존재다. 젊은이들은 허경영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낄런지도 모른다. 물론 그는 웃기다. 재미있고 한 편의 코미디를 연출한다. 그는 엽기코드이며 빵상아줌마와 같은 존재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허경영 효과를 조명하는 건 실수다. 허경영에게는 몽상가의 기질이 있다. 위대한 몽상가를 가지지 못했던 이 땅에서 허경영은 그런 대체적 존재일 수 있고, 또 이 환호 속에는 그런 심리가 깔려 있다.

경제학의 역사 속에는 생시몽, 오언, 푸리에 같은 몽상가들이 있었다. 그들이 꿈꾸던 이상향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우리는 언제나 몽상가들로부터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작은 가능성의 위안을 받는다. 몽상가가 없었다면 인류는 여전히 동굴 속에 갇혀 있었을 것이다.

나는 허경영의 정신적 이상에 동정을 느낄 망정, 그의 몽상에 칼날을 박기는 싫다. 그의 몽상이 정치적으로 실현된다면 그것도 국민의 선택일 것이고, 그에 대한 환호와 그의 정치적 활동이 분리되어 받아들여진다면 그것도 국민의 상식이 가진 힘일 것이다.

허경영은 위대하다. 그건 그가 우리 사회에서 보기 힘든 몽상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허경영 총재보다 소녀시대가 더 위대하다

25 thoughts on “위대한 몽상가, 허경영을 무시하지 말라

  1. 이 시대 몽상가, 강민을 소개합니다…

  2. 순수한 몽상가이면 인정합니다. 근데 저 사람은 저걸로 사기를 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결혼도 하고 자식도 있는 사람이 총각인척 박근혜와 사랑 운운하는거나, 어디 유명인 행사에 참석했다는게 알고보니 자기멋대로 참석해서 잠시 자리비운 사이에 몰래 앉아 사진을 찍고서 자기는 유명 정치인의 자리에 초대됐다고 거짓말한다던지…절대로 순진한 사람도 아니구요. 그의 정치자금은 다른사람의 돈을 뜯어서 운영되고 있고 실제로 피해 본 사람도 있는걸로 압니다.

  3. 그래서 감옥 갔다 왔지요. 그런 일들이 자꾸 일어나면 네티즌들이 돌아설겁니다. 이미 이 광대한 팬들은 그를 견제하는 세력이자 팬덤이죠. 사이비종교 교주와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그래서 귀엽게 봐주는 거고.

  4. 그리고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자면, 허경영이 위대한 몽상가라면 황우석도 위대한 몽상가입니다. 정신이상 기미가 있다고 해서 그의 수많은 거짓말이 갑자기 “몽상”으로 격상 혹은 격하되어야 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네요.

  5. 뭐 트위터가 가짜라도 포스트엔 지장이 없다고 봅니다. 허경영을 대하는 대중의 자세는 진지하지 않습니다. 저도 진지한게 아닙니다. 진지하면 지는 겁니다.

  6. 블로그 글 작성하실 때 에디터 화면 어딘가에, 혹은 블로그 어딘가에 트랙백 보내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트랙백은 보낼 글의 페이지에서 다는게 아니라, 해당 블로그 게시물의 트랙백 주소를 복사해서 님의 글에서 보내는 겁니다. 트랙백은 블로그의 핵심입니다. 널리 사용하시길. RSS 리더기에 등록해 놓았습니다. 자주 들르세요.

  7. 정치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힘있게 싸우고 있는 정치인들에게 힘을 실어주진 못할망정
    저런 한낱 싸구려에 지나지 않는 허풍쟁이에 열광하는걸 보면..

    젊은이들에겐 미래는 없는것 같습니다.
    그들은 오직 노예일뿐.

  8. 핑백: Image Generator
  9. 뭘 진지하게 받아들이심?

    그냥 좀 놀겠다는데. :)

  10. …우재님은 경쾌하게 쓰셨는데 아무래도 제가 슬픈가 봅니다. (…)

  11. 개인적으로 논의의 출발은 명제에서 출발한다고 알고 있는데 그것은 well-form이어야한다. 즉, 형식화가 가능해야 논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같은 제약때문에 여러 가지 헛소리들이 나뒹굴고있다. 즉, 배운자들은 창녀의 매끈한 다리는 취급하지 않고 칸트의 공간이나 주워다 읊어댄다. 왜냐하면 창녀의 매끈한 다리라는 것은 형식화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논의에서 제외가 된다.

    문제는 형식화된 표현은 고상한 것, 야한 소설같은 것은 추잡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나 또는 너희들에게 있다. 전자를 다루면서 온갖 점잖은 척 지랄 염병을 해댄다. 불필요하게 외국 학자 이름을 들먹이는 놈들이 있는데 그런 태도로 빈곤층의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

    아무튼 허경영을 통해 우리는 정상과 비정상을 어떻게 규정했는지 반성할 수 있을 것 같다. well-form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글인 것 같다.

  12. 저는 그래서 스타크래프트의 역사를 쓰는 한윤형씨를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한국가면 내가 술사주려구.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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