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름 공들였던 나의 컴퓨터가 문제인 줄 알았다. 글을 하나 쓰려면 온갖 pdf 파일들을 띄워 놓고 익스플로러 창이나 탭을
십여 개씩 띄우게 되는데 가끔 열받게도 응답이 없어질 때가 있다. 모든 데이터가 날아가 버린다. PDF파일들이야 저장해 두었으니
다시 띄우면 되지만, 공들여 찾았던 인터넷 웹페이지의 주소를 다시 찾아들어가기란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하다하다
텍스트 파일을 하나 만들어 주소를 복사하는 귀찮은 작업을 해오던 터다.
나도 안다. 파이어폭스라는 게 원래 있다는 건 오래전부터 알았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을 감동시키는 건지는 몰랐다. 그래서 내가 그랬자나. 이제야 알아서 미안하다고.
익
스플로러 이 시바 프로그램뿐만이 아니다. 언젠가 누가 추천을 해주길래 아웃룩을 좀 써봤다. 뭐 일정관리도 되고 괜찮은 면도
있더라. 근데 문제는 이것만 띄우면 컴이 무거워진다는 거다. 뭐 이리 덩치가 큰 프로그램이 있는지 말이다.
불여우에
놀란 나는 아웃룩의 대체품을 검색하게 됐고 우리 귀여운 천둥새를 찾았다. 도대체 이렇게 빨라도 되는 건가? 일정관리 같은 기능이
없다고 해도 별 상관 없다. 일정 관리야 구글캘린더를 사용해도 되는거니까. 오호 통제라 인터넷 사용 15년만에 이제야 제대로된
완벽 궁합들을 찾았도다.
맘 같아선 당장이라도 리눅스로 갈아타고 싶지만 그건 아직은 조금 두렵고, 일단은 익스플로러는 불여우로, 아웃룩은 천둥새로, 네이버는 구글로(이건 아주 오래전에 했지만), 아크로뱃은 PDF+로 대충 고치고 나니 나의 컴퓨터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이놈이 처음으로 주인의 학구적 욕망을 알아보고 나를 따른다.
윈도우 독재의 잔재가 아직 남아 가끔은 익스플로러를 혼용해야 한다지만 곧 파이어폭스가 익스플로러를 대체하게 되리라. 그래 탈허브형 네트워크가 구축되던, 에릭 다이아몬드의 시장이 구현되던 나는 상관없다. 파이어폭스가 날 수 있다면 세상엔 조금의 희망이 있는 것이다.
올린 논문은 읽어볼 가치가 있다. 더불어 에릭 다이아몬드의 공개된 책도 읽어 볼 가치가 있다. 그의 말로 마무리 한다.
그리고 그것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미래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닫혀있는 소스로 개발하는 사람은 리눅스 공동체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끌어낼 수
있는 재능의 풀과 경쟁할 수 없다…아마 최종적으로는 협동이 더 도덕적이라거나
소프트웨어 “매점”이 덜 도덕적이라서가 아니라 단지 닫혀진 소스 측과 오픈 소스
공동체와의 군비 경쟁에서 오픈 소스 측이 한 문제에 훨씬 큰 비율로 숙련된 사람의
시간을 쏟을 수 있기 때문에 오픈 소스 문화가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얘기다. 성당과 시장中
예전 글에 리플을 달게 되네요. ‘에릭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에릭 레이몬드’ 이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