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교수가 던진 말이 정곡이다. “80년에는 이보다 훨씬 심각한 시위가 계속되었지만 경제는 꾸준히 성장했다. 물론 그때도 시위 때문에 경제가 나빠진다는 주장은 돌아다녔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몇 가지 사족이다. 자칭 쿨게이라는 쉑히들은 광우병 괴담이나 경제 괴담이나 그게 그거라며 쿨한 척을 해댈지도 모르겠지만 내 보기에 그 둘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리고 쿨한척 하려면 경제괴담도 제대로 까라. 왜 경제학은 과학이 아니라 못까고 광우병은 과학이라 까댄다고? 시바다. 80
년대까지 가지도 않겠다. 소생 어떤 정당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노빠들과 그에게 실망한 이들의 갈등에 동조하지 않으련다.
정치를 사람 중심으로 재판하려는 시도는 그닥 유쾌하거나 합리적인 일은 아니다. 게다가 노무현은 그렇게 영향력 있는 인물도
아니었지 않는가. 여기서 까이고 저기서 까이고. 탄핵이 시작되던 시점으로 돌아가 뉴스들을 한번 돌아보자.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탄핵 정국 일지를
간략하게 기술한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것이 2004년 3월 12일이었고, 헌재의 판결이 나온 것이 5월 14일이었다. 그리고
한나라당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시점은 3월 9일이었다. 탄핵의 명분에는 경제파탄이라는 중죄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이미 경제는 대통령의 실정으로 파탄이 나 있었는데, 한나라당과 눈 뒤집힌 민주당은 작금의 촛불시위보다도 더한 정국
파탄을 불러 일으킬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 그리고 언론들은 대부분 경제에 대해 입을 닫았다. 당시 산업뉴스의 기사다. 경제적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의 혼란의 기간동안 경제불안 따위는 없다고 소리 높여 부르짖는 신문들도 있었다. 서울경제신문이다. 정치혼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니 걱정 말라는 기사다. 제목이 가관이다. “정정불안과 재테크 정치혼란, 경제적 영향 ‘제한적 수준’ 원상 회복 믿고 불안감 떨쳐내야”. 심지어는 위기일수록 역발상을 하자는 기사도 있었다. 자 그럼 당시 경제위기론을 설파하던 신문은 누구였을까? 퀴즈다. 정답은 한겨례다. 그럼 조중동은 뭘하고 있었을까. 이들은 국민들에게 걱정 따위 하지 말라며 독려중이었다. 자.
동아일보는 “최근 내수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경제가 어렵지만 우리 경제 시스템이 이미 선진국 반열에 진입해 있고 기업도
꾸준히 체질을 강화해 왔기 때문에 정치적 충격을 흡수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경제5단체장의 말을 실었다. 그리고는
국민들이 하나로 뭉치면 이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논리를 펼친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기본논리학인데 한번 병렬해보자. 1. 노무현은 경제를 파탄시켰다. 그래서 탄핵한다. 정치혼란이 야기되었다.
2. 우리는 정치혼란 따위는 극복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을 완비하고 있다.
3. 국민이여 하나로 뭉치자? 그
럼 정치 혼란 따위는 하나 되어 극복할 수 있는 경제시스템을 만든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스스로 경제파탄이라는 명분을 씌워
대통령을 탄핵한 이들에게서 나올 말은 아니다. 이런게 조중동의 논리학에 대한 무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필요할 때에만 필요한
논리를 가져다 쓴다. 심지어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 직전까지도 나라를 걱정한다는 조중동은 탄핵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 그리고 이로부터 야기될 경제위기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민들이 든 작금의 촛불에 대해서는 경제가 위기로 치달을 수 있으니 집에 들어가라는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 시민들이 퍼뜨렸다는 광우병 괴담은 괴담이고 조중동의 경제위기설은 괴담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일국의 장관께서 무려 몇 달동안 10조원을 까먹으시고도 떳떳하게 장관직을 수행하고 계시는데, 경제위기가 시위대로부터 나온다는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광우병 괴담과 경제괴담은 괴담이라는 면에서는 유사해 보인다. 어쩌면 정황적 판단력이 부족하고 지엽적인 사건에 집중하는 소위 쿨게이라는 놈들은 이걸 똑같이 보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
지만 권력을 가지고 조직적으로 공포를 유발하는 지배계급의 괴담과, 살아보겠다고 바둥거리면서 공포에 젖어 퍼뜨리는 괴담은 그
방향성과 정당성이 다르다. 정말 쿨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괴담은 나쁜거고, 광우병 괴담은 불쌍한거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