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좀 놀았던(?) 터라 블로그는 쳐다볼 새도 없이 한달여를 좀 빠시게 달렸더니 나름 방어전은 된 듯하다. 뭔 질문들이 그리도 많은지 나중에는 짜증이 다 나더라. 여하튼 보스 눈에 날 것 같지는 않으니 살아가는 데는 지장이 없을 듯 하다.
랩미팅을 마치고 나니 이 바닥이 더 재미있어지려 한다. 이젠 파리들 챙겨주는 것도 재미있고, 화초 가꾸듯이 내가 가진 바이알들을 관리한다. 교배부터 이미징까지 한바퀴를 돌고나니 이 바닥도 좀 보이는 느낌이다. 해볼 만한 일은 너무나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심지어 곤충도 숫자를 센다는 논문까지 출판되는 현장이다).
오늘 저널클럽에서 꿀벌에 관한 논문을 누군가 발표했는데 나도 모르게 윌리엄 해밀턴의 친족선택 이론을 설명하고 있었다. 꿈도 못꾸었던 사건이다. 재미있다.
당분간 블로그는 일기처럼 사용해야 할 듯하다. 미르이야기가 밀리는 판국에 블로그에 힘써 글을 쓰고 실험에 머리와 몸을 혹사시키다가는 나도 양신규처럼 우울증으로 자살할 판이다. 나는 양신규를 존경하지만 그처럼 치열하게 살다 일찍 죽고 싶지는 않다. 그러기엔 할 일이 너무 많다.
지금은 파리들뿐이다. 파리들이 내게 뭔가를 보여주면 조금씩 펜으로 세상을 뒤집어볼 일이다.[footnote]그렇다고 내가 흥이 날때나 국가에 난세가 도래했을때에도 펜을 접겠다는 뜻은 아니다. 누가 읽어주겠느냐만은 그래도 그건 아니다.[/footnote]
반려동물로 파리를 선택하셨군요. 🙂
저도 1달 쯤 뒤면 옮긴 연구실에서 첫 랩미팅 발표인데, 벌써부터 고민이 참 많아요. ^^;
저도 왠지 초파리가 이것 저것 공부하면서 보니까 너무 애착이 가서.. 앞으로도 초파리 공부해 보고 싶어요~
거의 고문하는 수준이니 반려는…
퍼키군도 연구실에서 구르고 계시군요. ^^ 연구실 생활은 어떠신지요. 언제 한번 메일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