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뉴욕타임즈에서 천안함의 진실을 파헤친 물리학자 이승헌을 본다. 그가 어쩐 마음가짐으로 그 사건에 나서게 되었는지 알겠다. 그는 정말 좋은 과학자다. 자신이 대중보다 더 잘 알고, 과학자로서 이해하고 판단가능한 그 작은 데이터에 대해, 그는 합조단의 결론을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천안함 사건을 결론짓자면 단순히 그 성분분석데이터 외에 여러 맥락들을 고려해야겠지만, 그는 과학자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했다. 그를 도와준 한국과 캐나다의 지질학자 두 분에게도 경외를 보낸다. 지질학이 참으로 소외된 과학분야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어느 인문학자 나부랭이가 한국의 과학자들은 왜 침묵하냐고 설레발을 치던데, 그나마 이렇게라도 나서준 건 영 마땅찮은가보다. 전문성이 필요한 일에서 항상 무력한 인문좌파 나부랭이들은 그냥 무시하도록 하자.일상으로 돌아오면, 주중에는 9-6시까지 모두들 미친듯이 일을 하고(예외도 있지만), 주말엔 텅 빈 실험실에 나는 앉아있다. 동료들을 잘 관찰해보면, 이들은 참 좋은 과학자들이지만, 개인적인 맥락에서만 그렇다. 그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달리는 이유는 성공하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그들에게 성공이란 교수가 혹은 좋은 일자리를 갖는다는 것을 말한다. 갈수록 숨이 막히는 이 바닥에서, 살아남는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한 이 바닥에서, 이들을 탓할 수 없다. 적어도 델브뤽과 벤저와 브레너의 시대까지 과학자들이 누리던 낭만은 이제 호사가 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런 낭만을 여행하고자 했다. 일상과의 괴리 속에서 고립되었고 가슴은 답답하고 머리는 타오르는 그런 시간들 속에서, 언제나 나는 고민중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좋은 과학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승헌 교수처럼 조용히 연구하다가 자신이 할 수 있는 분야에 문제가 생기면 사회 속으로 뛰어드는 그런 과학자가 좋은 과학자인가? 사회 문제는 접어 두고, 자신의 연구분야를 위해 전력질주하는 과학자가 좋은 과학자인가? 확실히 후자가 좋은 과학자인 것으로 인식되고 나의 동료 대부분도 그렇게 여긴다. 아마도 이들에게 이승헌 교수의 행동은 이해되지 않거나, 좋은 일을 했지만 나는 하고 싶지 않은, 그런 종류의 일일 것이다. 그래, 도대체 좋은 과학자란 무엇이란 무엇인가 말이다.
어쩌면,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자체가 나는 좋은 과학자가 아니라는 반증일지도 모르겠다. 운 좋게 일이 일찍 끝났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라는데, 하루 종일 텅비었던 위를 채워주어야겠다. 니가 고생이 많다.
좋은과학자란 스스로를 위한 big question을 가지고 있고, 그것에 대한 논박의 여지가 없는 진리를 찾기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안함 사건 초기부터 유명했던 버지니아대 교수 이승헌 아닌가요? 김승헌이라는 사람이 또 있는 건가요?….??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