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과학자의 사회

제임스 왓슨, 그는 뛰어난 과학행정가였고, 지금의 박원순이 하는 일들을 과학계에서 해낸 인물이다. 그가 설립한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는 분자생물학의 중흥기를 이끈 견인차가 되었다. 다시 그곳에 다녀왔다. 이번엔 초파리의 신경생물학을 연구하는 500여명의 과학자들이 모였다. 내가 혼자가 아니었다는 사실, 그다지 외롭지는 않은 길이라는 생각, 한국이라는 현실, 과학과 사회라는 중첩된 딜레마의 재확인, 그리고 뉴욕 월스트리트. 그곳엔 시인과 예술가들 뿐, 과학자들은 없었다. 아마 내가 그곳을 찾은 유일한 과학자였을지도 모르겠다.

다시 오랜만에 긴 세월을 살아온 과학자 강성종을 만났다. 많은 생각들이 떠오른다. 과학, 사회, 정치, 그리고 다시 과학. 이 시대는 ‘죽은 과학자의 사회’다. 내 생각이 누군가에겐 급진적이고 지나치게 편협해 보일 수 있지만,  “성실하면 다 된다”라는 식의 꼰대질은 정말 비겁하고 지겹다. 이 바닥에서 열심히 하는 건 기본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것 뿐 아니라, 아예 쫓겨나야만 하는 구조가 되어 있으니까.

‘죽은 과학자의 사회’라는 프로젝트를 생각해본다. 그 의미를 생각해보고, 그것을 화면으로 목소리로 옮기려 한다. 어쩌면 내가 지금 쓰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그 연재를 마치고 나면, 나는 그저 조용한 과학자 혹은 잉여로 돌아갈 지 모르지만, 그것이 내가 할 수 있을 마지막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미국은 역설적으로 나에게 욕심을 버리게 한다. 실험실은 나의 마지막 귀양살이다.

 

7 thoughts on “죽은 과학자의 사회

  1. 월스트리트에 선 ‘과학자들’을 상상하기. 위기의 순간 가장 치열하게 싸우는 사람들의 ‘논리적 반란’을 월스트리트에서 본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겠지요…

  2. 우연히 자료 찾으러 다니다 (쌍동이)형제분 블로그에서 김우재 박사님께서 곧 결혼하실 듯 하단 포스팅 봤어요.
    “축하드립니다!”
    좋은 분도 있으시고!

    힘에 부치는 요즘인데, 이렇게 즐거운 일도 있습니다.(^^)/

  3. 근거 없는 루머입니다. 저는 여친도 없고, 결혼할 생각도 없으며, 독신주의자입니다.

  4.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사람 김우재 박사.. 그래서 부럽습니다.
    죽은 과학자의 사회 기대 하겠습니다.

  5. 사족입니다만. 콜드스프링하버는 왓슨 이전에도 존재하던 연구소 아니였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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