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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과학자를 만난다는 것

과학자의 연구주제보다, 어떤 학술지에 논문을 실었느냐가 중요해진 시대에, 나는 보통과학자로 어떻게 살아남아 여전히 연구의 끈을 잡고 있다. 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 이외에 외모나 부모의 배경으로 평가 받는 것이 불공정하다는걸 모두가 아는 시대에, 과학자들은 여전히 논문의 내용이 아니라, 논문이 실린 학술지의 영향력 지수를 가지고 과학자를 평가하고 있다. 그 한심한 작태를 학생들에게 보여주려고 오랜만에 검색을 하니, 카를로스 이바네즈 (Carlos Ibanez)라는 과학자의 블로그 글이 눈에 띄었다.

생각에도 결이라는게 있다면 아마 이런걸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글을 읽다 말고 오른쪽 링크로 눈이 간다. Carlos Ibanez lab @PKU 라는 링크가 보인다. https://carlosibanezlab.se/PKU/ 북경대학교다.

그의 이력을 살핀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어쩐 일인지 스웨덴으로 싱가폴로 그리고 이제 중국 북경으로 이주했다. 나와 같은 코스모폴리탄 과학자다. 와인과 재즈와 과학이라, 비슷한 결도 있고 아닌 것도 많지만, 흥미로운 과학자를 만났다. 언젠가 북경에 갈 일이 있으면 한번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

NUS team develops man-made molecule that can ‘kill’ skin cancer cells

추신. 이 글은 정말 맘에 드는 비유다. 오픈 엑세스 학술지의 비싼 게재료는 프리미엄 와인의 가격책정과 비슷하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