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edium.com/science-scientist-and-society-korean/3aada88fb265 원글
한국사회 엔지니어 그룹의 주체성에 대해 버밍엄의 만월회를 예로 들어 강의하면서, 이 전통과 스코틀랜드 철학의 계보를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지는 오래되었다. 마침 왕님이 James McCosh의 <The Scottish Philosophy: Biographical, Expository, Critical, from Hutcheson to Hamilton>라는 책을 읽고 있다는 소식에 해당 책을 갈무리해둔다. 맥코시는 ‘기독교 다윈주의자’로도 유명한데, 성영곤의 논문 <기독교 다윈주의의 다양성>에도 등장한다. 그 소개글을 옮겨 둔다.
2. 신학자 맥코시: 진화와 진보
맥코시(James McCosh, 1811~1894)는 미국의 신학자 중 처음으로 다 윈주의에 대한 공개적 호의를 보였다.56) 스코틀랜드 에어셔에서 태어 나 글라스고우 및 에든버러대학에서 공부한 후 벨파스트의 퀸스칼리지 에서 논리학과 형이상학을 가르치던 맥코시는 영국 지식인사회의 주류 는 아니었다. 그러나 1868년에 나중의 프린스턴대학이 되는 뉴저지칼 리지의 학장으로 초빙되어 미국으로 건너간 맥코시는 신대륙의 교육계 와 신학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다윈주의를 수용한 후 맥코시는 1883년에 <발전>(Development)을, 1885년에는 <허버트 스펜서의 철학>(Philosophy of Herbert Spencer)을 출간했는데, 이는 세속적 차원에서의 다윈주의 수용이 사회진화론, 즉 스펜서주의와 맞물려 있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가장 광범위하 게 논의된 형태의 사회다윈주의는 다윈의 이론을 19세기 자본주의의 핵심에 위치한 자유기업제도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실제로 가장 성공했고 가장 무정했던 미국 기업가들은 스 스로 스펜서의 추종자라고 여겼던 것이다. 1888년에 출간된 <진화의 종교적 측면>에서 맥코시는 “초자연적인 설계가 자연선택을 산출한다.”라고 주장하였다. 진화를 야기하는 힘 들의 결합과 공모는 수없이 다양한 유기체적 적응들의 출현으로 절정 을 이루도록 사건과 과정들이 유용하고 적절하게 배치되어야만 가능한 것이고, 따라서 그 전체를 기획한 어떤 신성한 권력의 산물로 보아야 만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맥코시는 진화를 진보(progress)나 발전 (development)과 동일시하면서 이 용어들을 혼용하고 있었고, 때로는 다윈주의와 스펜서주의를 같은 것으로 간주하면서 진화를 설계에 의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변화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진화개념을 진보와 같은 것으로 오해하였고, 다윈보다 스펜서를 추종했다는 점에서 맥코 시는 기독교 친다윈주의자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인데, 많은 유신론적 진화론자들에게 진화는 더 고등한 종의 등장을 의미하는 진보과정이었 으며, 그에 따라 자연선택은 설계논증과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설계에 새로운 조망을 줄 수 있는 개념으로 이해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