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가 온다. 내달 5일에서 6일께란다. 정확한 날짜는 발표를 미루는 것이 뭔가 똥줄이 타던가 아니면 “명박이 너 이껀 제대로
처리 못하면 나 안간다”라고 칭얼대는 거다. 오던지 말던지 상관은 없지만 니가 오면 사태가 재미있어진다. 만
일 부시의 방한 날짜가 정해지면 촛불시위대라는 복병을 떠안고 있는 정부의 입장은 난처해진다. 둘 중 하나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를 동원해서 촛불을 꺼버리거나, 화해책을 모색해서 촛불을 끄도록 만들거나. 지금까지 해온 정부의 태도로 볼 때 이도저도
못할게 분명하다. 그래 미래 예측좀 해보자. 뭐 앨빈 토플러 류의 미래학자들의 사기행각에 신물이 나버린 나지만 무려 5년 후를 예측하는 경제학자들도 많은 마당에 겨우 한 달후의 일이야. 실상 일주일도 못버티는 일기예보를 가진 인류가 몇 십년을 예측한다는 게 원래부터 말이 안되지만. 자
부시가 온다. 온다고 치자. 신부님들과 스님들까지 합세한 지금의 기세로 봐서 촛불은 그때까지 안 꺼진다. 가축전염병 방지법이
마지막 남은 딴나라와 명박의 카드인데 이거 잘못쓰면 부시가 올리가 없다. 게다가 강만수의 행각이 밝혀지면서 경제대통령이라는
이미지가 실추될 위기에 처한 명박은 조급하다. 부시냐 국민이냐를 놓고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다시 서게 됐다. 일차전에서 부시를 선택했던 명박의 선택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촛
불은 부시가 오기를 바래야 한다. 부시가 와야 명박을 압박할 카드가 생긴다. 우리는 어떻게든 부시가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전에 이곳으로 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부시가 오는 그 시점에 맞추어 쇼부를 쳐야 한다. 기다리면 기다릴 수록 얻는
것이 많아진다. 명박이가 한번 가서 골프차를 타줬으니 부시도 우정상 한번 와주게 되어 있다. 생까도 명박이가 할 말은 없지만
부시의 고민도 이해는 해줘야 된다. 반미감정이 극에 달한 나라에 오고 싶지는 않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