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급진적 생물학자 (2008-2011), 아카이브 (2002-2013)

인기 글, 카피 글, 진중한 글

사용자 삽입 이미지(음. 글 내용과는 이율배반적으로 나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패러디다. 인기 좀 끌어보려고)

이글루스에서 잠시 블로깅을 했을 때는 올블로그라는 사이트도, 블로그코리아도, 다음블로거뉴스도다 몰랐다. 이글루스 안에서 사람들이 관심 있는 주제로검색을 해서 찾아 오는 것으로 알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과학및 연관 학문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엮이게 되었던것 같다.

어차피 블로그를 일기로 쓰는 사람이 아닌 이상, 인간의 본능상 자신의 글이 좀 더 널리 읽혔으면 하는 마음들이 있을 테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굳이 명분을 붙여보자면 지나치게 시사적이고 정치적인 글들만 난무하는 -이건 홈페이지를 운영하던 때의 국내 웹페이지들도 마찬가지였지만- 곳에서 과학에 관한 이야기들을 조금이라도 흘려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 고백하건데 치사하게 올블로그에서 내 글에 추천도 하고 그랬다. 양심고백이자 고해성사다. 음.

RSS라는 것도 오래전부터 알았지만 그렇게 열정적으로 RSS 피드를 읽을만한 시간도 여유도 없었고 -그렇다 실험과학자의 길은 고되다. 지금이야 말년 병장이라 시간이 좀 남아 돌지만- 리더기도 몇개 써봤는데 좀 귀찮더라. 기술이 많이 발전해서 한RSS를 사용하다보니 어느샌가 구독하는  RSS만 70개가 넘어간다. 뉴스를 제외하고는 나름의 기준으로 고른 블로그들이다. 나름의 기준을 대충 설명하자면 폴더이름이 <정제성>이다라는 점으로 대신한다. 여하튼.

올블로그 자꾸 들어가다보니까 헤드에 글 하나 띄우려고 지랄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언젠가부터 보이길래(올블로그 헤드에 떠 있는 키워드로만 글을 쓰더라) 웹페이지 닫아버리고 올블로그 글들을 RSS로 구독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어떤 글들이 올라오는지 궁금하긴 하니까. 다음블로그뉴스 베스트도 구독한다.

대부분의 글들을 그냥 지나쳐버리게 된다. 블로그를 지극히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분들을 제외하고는 ‘존대말’이라는 기준으로 블로그를 크게 두부류로 나눌 수 있다. 존대말이던 반말이던 오만이나 겸손 이런것과는 크게 상관은 없어 보이더라. 존대말을 쓰는 사람들이 좀 더 타인 지향적이랄까 그렇고, 반말을 쓰는 사람들은 좀 더 자기 지향적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존대말로 된 포스트는 거의 건너뛰는 편이다. 이거 그냥 취향이다. 소설보다 철학책이나 사상서를 선호하는 취향이 반영된.

인기글이라는 글들 중 태반을 그냥 건너뛴다. 그냥 이슈가 된 소식들을 해석이나 주관적인 설명 없이(저널리즘이라고 하자) 던지고 거기다 감정을 간단히 실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잘 팔리긴 하던데 나로선 그냥 아 이런 것도 있구나 하는 식이다. 그냥 속보로 나온 기사를 남보다 빨리 읽고 이슈를 선점해버리려는 식이랄까. 별로 유쾌하지 않아서.

또 건너뛰게 되는 글들은 카피가 분명한 글들이다. 블로그스피어에서 이슈가 되고 이걸 그냥 ‘펌’하는 순진한 행위도 아니고 그걸 가져다가 조금 바꿔서 기생을 하는 식인데 이런 것도 잘 팔리는 것 같더라. 뭐 그럭저럭 가끔 이런 글들 중에서도 참신한 시각이 눈에 띄는 글들은 꼭 챙겨 읽는다.

블로그스피어에서 좋은 글을 건지려면 눈에 불을 좀 켜야 된다. 숨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말 좋은 글들이 베스트에 올라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아고라 스탈의 글들이 베스트를 점유하기 때문에 베스트에서 좋은 글을 찾는 것보다 찬찬히 글들을 뒤지거나, 좋은 블로거들의 RSS에서 그런 글을 읽는 경우가 더 확률이 높은 것 같다. 오늘도 베스트엔 결코 오르지 못할테지만 너무나도 훌륭한 글들을 많이 봤다. 아니면 직접 검색을 해서 보면 되는데 이럴 경우 블로그의 특성상 이미 시간이 지나버린 글들이 대부분이고, 또 이슈가 안되었던 글들이 너무 쉽게 묻혀지는 경향이 있어서 추천을 때려도 블로그스피어에서 전혀 이슈가 되지 않는다.

이런건 위키가 좋았던 것 같다. 위키는 아무리 묵혀져 있었던 글들이라도 ‘페이지인양작업’을 통해 언제든 구해내고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었는데, 블로그는 결국 세상이 움직이는 대로 춤출 뿐 새로운 이슈를 창조해 내는 데에선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여하튼, 시사적인 글들을 계속 쓸 생각이지만 과학에 관한 글들은 묻혀버릴 듯 하다. 그냥 안타까워서.

추신: 오늘도 보석 같은 글을 하나 건졌다. 프레시안에 무려 71회째 연재중이신 최무영 교수님의 글들이다. 존대말로 된 글이지만 이런 분이 계셨구나. 오늘은 이 글들이나 찬찬히 읽으며 보내련다.

58 Comments

  1. 음..산업혁명은 과학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데..우선 패스!

  2. 유네스코의 S가 Science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았을텐데, 문리과대학 이야기는 킹왕짱!

  3. 측정량, 재생산가능성, 측정량과 이론의 동역학에 대해서는 조직화 하지는 못하신듯하지만 이미 감으로 알고계시다. 자신의 학문을 철학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콜링우드의 말대로 하자면 진짜 과학자.

  4. 자세히 그린 것은 질서가 있는 것이고 대칭이 깨진 거죠. -> 그러니까 좋은 글은 대칭을 깬 글이군.

  5. 갑자기 쿤에서 글이 짧아지네. 쿤따위 무시하셔도 됐는데..아무래도 물리학자시니까.

  6. 고전물리학만 무너진 것이 아니라 옛 질서라고 할 부르주아 혁명, 앙시앙레짐 같은 것들이 함께 무너진 것입니다. 멋지다.

  7. 인류의 삶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뉴턴과 맥스웰, 볼츠만(Ludwig Boltzmann)이 셰익스피어, 칸트, 베토벤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도스토예프스키(Feodor M. Dostoevski)나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피카소를 얘기한다면 아인슈타인이나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도 얘기해야 할 텐데 ‘고상한’ 사람들을 보면 이에 대해 알기는커녕 아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처럼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ㅋㅋ

  8. 우리나라 신문사를 보면 대부분 ‘과학부’는 따로 없는데, 전에는 ‘생활과학부’라고 하다가 요새는 ‘IT’, ‘정보과학부’라고 하고 같이 끼워 놓았습니다. 아무리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신문사들을 봐도 과학을 정말로 전공한 전문기자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하하하

  9. ㅋㅋㅋ 근데 교수님이 기고하고 계신 프레시안도 ‘과학기술’섹션이예요. 영어로는 존재하지도 않는..냉큼 강양구한테 훈수좀 하세요.

  10. 배아복제가 양자역학에서 나온가라면..도구적 측면을 말씀하시는 건가? 찾아봐야지.

  11. 그 이전인 1970년대에 우리나라에는 유신이라는 이상한 체재가 있었습니다. 유신 시대는 아주 질서정연한 사회였습니다. 말하자면 나찌(Nazis) 정권에서 독일이나 군국주의 시대의 일본에서 볼 수 있듯이 독재 사회나 전제 군주 사회는 질서정연합니다. 그런 사회가 과연 좋은 사회일까요? 그런 사회는 쉽사리 붕괴할 수 있습니다. 유신이 10. 26 사건으로 끝장났듯이 말입니다. 몇 해 전에 ≪그 때 그 사람≫이라는 영화가 제작되었는데 어려움 끝에 일부 검은 칠을 하고서야 상영이 되었지요. 1979년 우리 사회의 격동을, 그리고 그것이 현재까지도 지속됨을 보여주었고, 사실 과학적 사고와도 관련이 있는 영화입니다. 하여튼 다시 강조하지만 질서는 좋은 것이고, 혼돈은 좋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은 타당하지 않다는 겁니다. 왜 사회나 우리 몸에 혼돈이 존재하는가 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러한 혼돈이 왜 바람직하고 필요한 것인지 잘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이렇게도 설명할 수 있었구나..한수 배운다.

  12. 시 말해 비교적 쉽고 간단한 현상만 이론 체계를 구축해서 이해할 수 있지요. 그래서 이론물리학자들은 어려운 것은 이해할 능력이 없어서 거의 빤한 것만을 다루면서 그럴 듯하게 보이게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ㅋㅋㅋㅋ

  13. 라투어(Bruno Latour)의 ≪우리는 근대적이었던 적이 없었다(We Have Never Been Modern)≫라는 저서: 라투어는 언제고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읽어보자.

  14. 브로프스키 책이 인간등정 말고도 나와 있었어? 아놔…<과학과 인간가치>

  15. 상호주관성이냐. 재생산가능성이냐. 이게 더 멋져보이기도 한다.

  16. 아무튼 서양에서는 지수가 3, 곧 103 = 1000배씩 올라갑니다. 말이 나온 김에 동양에서는 어떻게 부르는지 볼까요. 만(104), 억(108), 조(1012), 경(1016), 해(1020) 등으로 지수가 4씩 올라갑니다. 그래서 큰 수를 쓸 때 네 자리마다 쉼표를 찍어야 하는데 서양을 따라 세 자리마다 찍으니 읽기에 불편하지요. 서양에서보다 큰 수의 개념이 더 발달해서 극(1048)까지 있고, 불교에서는 이보다도 큰 수로 불가사의(1060), 무량대수(1064)까지 있습니다. -> 인도는 더 뻥이 심해요 ㅋ

  17. 역시 물리학자답게 과학을 지나치게 딱딱한 틀안에서 사고하신다. 물론 사고에 충분한 공간이 펼쳐져 계신분이다.

  18. 외국에는 환락가에만 네온사인이 찬란하지 주거지역은 물론 일반 상업지역도 네온사인은 드뭅니다. 유난히 십자가 네온사인이 많죠? 외국인들은 공동묘지가 많은 줄로 오해한다고 하지요. 의원 네온사인도 많은데 응급실 표시가 아니고 밤에 열지도 않지만 광고하기 위해 켜놓는 듯합니다. 그런데 병 고치는 걸 광고한다니 좀 이상하지요. 성형외과라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아 나 미쳐!!

  19. 음악을 틀어놓고 공부하는 사람은 있지만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공부한다는 건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지요. 공부하지 않겠단 얘기입니다. 우리 두뇌에서 정보를 처리할 때 청각으로 들어오는 정보는 공부하면서 얻는 정보와 같이 처리할 수 있지만 시각으로 들어오는 정보는 워낙 양이 막대하기 때문에 동시에 다른 걸 처리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오오오오…

  20. 해방이 되어서는 경성제국대학을 이어받아서 이른바 ‘국립’ 서울대학교를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미군정이 설립자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격렬한 소용돌이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학교를 떠나야 했습니다. 친미로 겉모습을 바꾼 친일 세력이 주로 남았다고 하지요. 이렇게 해서 세워진 서울대학교의 초대 총장이 누군지 아는 사람 있어요? 당시 미국 해군의 대위였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위상이 미군 대위 수준으로 만들어진 거죠. 중구난방으로 이것저것 마구 모아서 급조한 연립대학으로서 짜임 면에서는 경성제국대학보다도 후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까지 철학의 빈곤 속에 백화점식으로 잡다하게 나열된 편제로 이어지고 있지요. 분명 이준호 교수님과도 면식이 아주 진하실거야. 이번에 찾아뵈면 여쭤봐야겠다.

  21. 무튼 자연에는 이러한 네 가지 상호작용이 있고, 이를 앞에서는 크기의 순서로 말하였습니다. 그러면 전자기힘, 약한 힘, 강한 힘, 중력은 무슨 순서일 것 같아요? 이건 이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순서입니다. 전자기힘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고, 반면에 중력을 가장 이해 못하고 있습니다. 좀 의아하지요? -> 결국은 그렇구나..

  22. 아무튼 이러한 끈이론이 바로 TOE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TOE가 아니라 TON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TON은 “Theory of Nothing”이란 뜻이지요. 글쎄요,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끈이론은 사실상 실험적으로 검증이 불가능하고, 따라서 반증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포퍼의 견해를 따른다면 제대로 된 이론이라 보기 어렵겠네요. 그런데 끈이론이 설사 기본상호작용을 통합하는 이론으로서 타당하더라도 실제 대부분 자연현상의 해석에는 직접 관련이 없고,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사실 자연의 본질에 대한 인식에서 환원주의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서 어차피 TOE란 전혀 합당하지 않아 보입니다. 그렇군.

  23. “자연에서 대칭성은 완전하지 않고 조금 깨져 있다.” 이런 중요한 발견을 한 사람은 우(Chien-Shiung Wu)인데 당연히 노벨상을 받아야 하겠지만 실제로는 못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중국계이면서도 여자였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널리 퍼져 있지요. 대신에 약상호작용에서 홀짝성대칭성이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한 양(Chen-Ning Yang)과 리(Tsung-Dao Lee)가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역시 중국계지만 남자들이지요.

    뭐야..물리학의 로잘린이야?

  24. 히 평화상은 키신저(Henry A. Kissinger) 같은 자가 받은 것을 보면 얼마나 우스운지요. 부패와 이른바 더러운 전쟁 범죄로 얼룩진 그에게 세계 평화를 이제 그만 해치라고 주었다는 얘기도 있지요. 그래서 이런 농담이 있습니다: “노벨(Alfred P. Nobel)이 다이너마이트를 만든 것은 용서받을 수 있지만 노벨상을 만든 것은 용서받을 수 없다.” 노벨상이 정치적으로 왜곡되면서 폐해가 생겨나는 상황을 빗댄 말이지요.

    우하하하..교수님 정말이지..래디컬 이 말 교수님께 드립니다!

  25. “자연에서 대칭성은 완전하지 않고 조금 깨져 있다.”.. 이거 공부해보고 싶다는..

  26. 지난 시간에 혹시 외계인이 와서 악수를 청하면 조심하라고 했지요. 오른손을 내밀면 안심하고 악수해도 되지만 왼손을 내밀면 악수하면 안 됩니다. 그 외계 생명체는 아마도 인간이 아니라 반대인간일 것입니다. 왼손과 오른손이 바뀐 것을 입자와 반대입자가 바뀐 것으로 해석할 때 이야기입니다. 인간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어서 오른손잡이이니 반대입자로 구성된 반인간은 왼손잡이라고 생각한 거죠. 다행이네요, 구분할 방법이 있으니. 여기 혹시 왼손잡이 학생 있으면 미안합니다, 물론 농담이지만.

    파인만 저리가라. 이거 파인만한테서 표절하신건 아니시겠죠? ㅋ

  27. 그런데 비디오를 거꾸로 돌리면 공은 이쪽으로 날아올 텐데, 중력은 위로 당기나요? 이 경우에도 공은 위로 볼록한 포물선을 그리니까 중력은 여전히 아래로 당기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시간을 거꾸로 되짚어도 힘은 변하지 않습니다.

    대단한 비유력!

  28. 하나하나는 모두 대칭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마구잡이로 계속 가는 사람의 여행 행로를 보면 당연히 대칭은 깨질 것입니다. 부분의 하나하나는 대칭이 있어도 그렇습니다. 이에 따라 원래 출발지로 돌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지는데, 시간되짚기 대칭성 깨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

  29. 자 하나하나의 운동은 완전히 시간되짚기 대칭이 있는데 전체로 보면 시간되짚기 대칭이 깨지는 겁니다. 결국 분자나 구성원 하나하나의 상황과 전체의 현상과는 다르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오호…

  30. 사실 고전역학은 지금도 대단히 훌륭한 이론입니다. 다만 적용범위가 양자역학만큼 넓지 않은 것뿐입니다. 보편성 면에서는 양자역학이 더 좋은 이론이지만 좋은 이론의 관점이라는 것이 보편성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다른 요소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고전역학이 양자역학보다 오히려 더 좋은 이론입니다.

    멋쟁이!

  31. 만약 누군가 여기서 양자역학을 쓴다면 지능이 모자라거나 또는 자기학대 환자(masochist) 중 하나일 겁니다. 그런데 모자라는 사람이 양자역학을 알기는 어렵겠고, 사실 물리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 자기학대 환자가 많습니다. 일단 교수가 되면 “학생의 괴로움은 교수의 즐거움이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타인학대 환자(sadist)가 되지요.

    ㅋㅋㅋ

  32. 20세기 초 독일의 수학자 뇌터(A. Emmy Noether)에 의해 얻어졌지요. 뇌터는 당대 최고의 수학자라 할 힐버트(David Hilbert)와 아인슈타인으로부터 최고로 인정받을 만큼 뛰어났으나 여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독일 대학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에너지 개념의 확장. 오오

  33. 뉴턴역학은 요약하면 힘이 주어지면 그것에 맞춰 운동이 결정된다는 내용입니다. 주어진 힘 때문에 가속도가 생기고 그에 의해 운동이 결정된다는 관점이지요. 원인과 결과가 명백하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원인이란 외부의 요인입니다. 곧, 힘은 물체의 바깥에서 주어진 거지요. 외부적인 원인에 따라 결과가 정해진다는 것은 다분히 ‘기계론적(mechanistic)’ 관점이라 하겠습니다.

    반 면에 해밀턴 및 라그랑주역학은 원인과 결과 대신에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용이란 에너지와 관련되어 있는 건데 에너지는 힘처럼 외부에서 주어졌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운동에너지나 잠재에너지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물체의, 정확히 말하면 계의 성질입니다. 따라서 외적인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계가 지닌 내부적 성질에 의해서 정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인과 결과를 구분하기 보다는 작용을 최소화하는 기본 원리가 자연에 내재해 있다고 전제하는 것이지요. 다분히 ‘목적론적(teleological)’이라 하겠습니다. 이같이 완전히 다른 전제에서 출발했는데도 해밀턴 및 라그랑주역학은 수학적으로 뉴턴역학과 완전히 같은 내용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지요. 자연을 타당하게 해석하는 관점이 아주 다양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여러분은 어떤 관점을 택하겠어요?

    우오…해밀토니안을 드디어 이해해버렸다.

  34. 암페어의 법칙이라고 배웠나요? 프랑스 사람이라서 앙페르라고 불러야 하지만 요즘은 미국의 시대니까 영어로 읽어서 암페어라고 부르지요.

    ㅋㅋ 진보 인정.

  35. 이러한 추론은 매우 중요한 결론을 가져옵니다. 이 지우개가 전하라고 하면, 여러분이 볼 때는 이것이 정지해 있으니까 주위에 전기마당만 만들게 됩니다. 그런데 내가 움직이면서 보면 이 지우개는 뒤로 움직이니까 전류가 흐르는 거지요. 그러면 자기마당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보면 전기마당만 있는데, 움직이면서 보는 나에게는 전기마당 뿐 아니라 자기마당도 나타납니다. 놀랍게도 전자기 현상의 기술에서는 서로 등속운동 하는 두 관측자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갈릴레이의 상대성원리가 역학 법칙에는 성립하지만 전자기 법칙에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오옷. 또 아인슈타인의 배경을 이해해버렸다는..

  36. 그런데 김민기를 아는 학생은 있는지요? 최근에 독일의 문화훈장이라 할 영예로운 괴테메달Goethe medal을 받았지요. 우리나라 전체의 명예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시 인정! ㅋㅋ

  37. 방해하는 거 같아 죄송한데요, blogosphere는 우리말로 쓰면 블로’고’스피어가 됩니다.

  38. RSS로 보다가, 웬일인지 댓글이 보고 싶어져서 사이트로 건너오는 링크를 클릭했습니다. 역시, 뭔가 있긴 있네요. ㅋㅋ

  39. 연관 있습니다.
    예로 증기기관을 살펴보면 열역학이 필수죠
    물론 그 당시야 완벽한 이론적인 정립은 되어 있지 않았겟지만 단편적으로 산재되어 있었을 겁니다.

  40.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저는 리오리엔트의 군터 프랑크(자세하게 다루지는 않았지만)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영국이 과학적 우위를 바탕으로 산업혁명을 이끈 것이 아니라, 섬이라는 열악함이 산업혁명을 이끌게 했고, 거기에 열역학과 같은 과학의 발전은 단서를 제공했을지는 몰라도 인과관계라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화약이나, 나침반이나 모두 어떤 과학이론으로부터 도출된 것이 아니듯 말이죠. 이에 대해서 다시 한번 글을 쓰겠습니다. 그때 제대로 된 반론을 기대하죠.

  41. 이 댓글들 모아서 본문에 반영해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혹은 댓글만 모아서 따로 포스팅하거나요. : )

  42. 최무영 교수님 글들이 너무 길어서 조금 남았는데..아 마져 읽어야겠다. 나중에 최무영 교수님에 대한 글이나 써야겠어요. ㅎㅎ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