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리베이트사에 의해 eLife의 SICE Impact factor 지수가 사라진지 몇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났고, eLife에서 그 사건 이후에 논문 제출 횟수가 급감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고 한다.
당연히 예상되었던 결과인데, 한 달 사이에 이전에는 약 150건 정도였던 투고량이 35건으로 급감했다고 한다. eLife측에서는 리뷰를 위해 보내는 논문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을 근거로, 논문의 질은 유지된다는 식의 자기정당화를 하는 것 같은데, 이런 추세라면 향후 eLife라는 학술지의 존속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 통계에서 더 놀라운 것은, 급감한 투고량의 대부분이 중국 연구자들의 논문 투고 멈춤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즉, 현재 중국 학계가 얼마나 영향력 지수 IF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기도 하거니와, 중국 연구자들이 아니면 eLife 급의 학술지조차 매출의 상당수가 사라지게 된다는 놀라운 반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eLife가 학술출판의 지형을 바꾸고자 한다는 사실에 의심을 품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참신한 시도들을 존중하는 편이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처한 현실적인 상황, 즉 승진과 고용 등을 위해 여전히 학술지의 IF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실을 부정하고, 자신들만 옳은 길을 가겠다는 일종의 이기적인 PC주의는 연구자들에게 외면받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과학 학술출판은 반드시 변화해야만 한다. 이건 그동안 수 많은 고질적인 병폐들을 알고도 못본척 하다가 망해가는 어떤 나라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이 학술출판의 변화에 동참하고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곧 서서히 끓고 있는 냄비 속의 개구리가 될 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