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과학의 인식론적 기원과 지식인 사회의 잊혀진 공공적 책무

19세기 말, 동아시아가 서구 제국주의의 거대한 파도에 직면했을 때, 한·중·일의 선각자들과 지식인들에게 서구의 근대 과학은 단순히 편리한 도구나 경제적 부를 창출하는 기술적 수단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과학은 수천 년간 이어져 온 낡은 봉건적 세계관을 타파하고, 합리성과 실증주의에 기반한 새로운 근대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사상적 토대이자 혁명의 무기였다. 당시 동아시아 지식인들이 품었던 세계주의 (Cosmopolitanism)는 조선이라는 지엽적인 문제를 넘어 “중국에서 혁명이 필요하다”는 거시적인 시대정신으로 확장되었으며, 이러한 세계주의적 시각 속에서 과학은 맹목적인 권력에 맞서 진리를 수호하는 지식인의 가장 강력한 공공적 책무로 자리매김했다.1 지식인의 비판적 의무는 곧 사회의 비합리성을 감시하고, 국가 권력이 과학적 합리성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견제하는 최후의 보루였다.
그러나 21세기 현대 한국 사회에서 과학을 대하는 지식인 사회의 태도는 뼈아픈 역사적 퇴행을 겪고 있다. 과학기술이 국가의 경제 성장과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격상되면서, 과학은 거대한 자본과 정치 권력의 통제 아래 완벽하게 편입되었다. 이 과정에서 과학자들은 국가의 막대한 연구개발(R&D) 예산을 수주하기 위해 관료주의의 틀에 자발적으로 순응했고, 지식인으로서 마땅히 수행해야 할 권력에 대한 비판적 감시 기능을 스스로 거세해 버렸다. 과학이 우주의 진리를 탐구하는 인식론적 도구에서 벗어나, 정치적 슬로건을 포장하는 장식물이나 자본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때, 사회 전체의 합리성은 근본적으로 붕괴한다.
본 보고서는 지식인의 비판적 의무가 공공적 책무임을 다시 한번 천명하며, 2밀리미터의 정밀하고 가혹한 렌즈를 통해 한국 과학기술 정책의 역사적 실패와 최근의 난맥상을 철저하게 해부하고자 한다.2 유사과학의 국가 권력 침투, 자본과 엘리트 과학의 도덕적 파산, 정치적 슬로건으로 오염된 거대 R&D 프로젝트, 그리고 마비된 행정 거버넌스의 실태를 낱낱이 분석함으로써, 권력의 하청업체로 전락한 한국 과학기술계의 타락을 고발하고 비판적 지성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재구성할 것이다.
제1장: 국가 권력과 유사과학의 야합, 그리고 지성 사회의 구조적 침묵
한국 지식인 사회의 공공적 책무가 가장 철저하고 처참하게 실패한 지점은 이른바 유사과학 (Pseudo-science)이 국가 과학 권력의 심장부로 스며드는 것을 방치한 일련의 사태들에서 명징하게 드러난다. 유사과학의 진정한 해악은 그들이 자신들만의 폐쇄적인 공간에서 수천 명씩 모여 학술 대회를 열거나, 진지한 과학자라면 누구도 읽지 않을 조악한 유사 과학 학술지를 만드는 데 있지 않다.3 그들의 치명적인 해악은, 종교적 신념이나 비과학적 망상을 무기로 사회를 움직이는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공적 영역으로 스며들고, 마침내 국가 예산과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위치에 오를 때 발생한다.3
보수 정권의 무지: 창조과학의 권력화와 ‘창조경제’의 아이러니
한국 과학 정책사에서 창조과학(Creation Science) 논란은 단순한 종교적 일탈을 넘어, 한국 정치권력이 과학적 합리성에 대해 얼마나 천박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이고 비극적인 사건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시절, 차기 정부의 청사진을 그리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교육과학분과 위원으로 임명된 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교수는 진화론을 부정하고 개신교의 신이 우주와 인류를 창조했다고 주장하는 근본주의 기독교 성향의 창조과학회 활동을 주도해 온 인물이었다.4
장 교수의 행보는 단순한 개인의 신앙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2002년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창조과학 캠프와 2005년 교사 대상 창조과학 연수에서 직접 강사로 나섰으며, 2002년 카이스트 교내 교회 예배당에 창조과학 전시관을 꾸미는 것을 두고 “기적 중의 하나”라고 칭송한 바 있다.4 과학의 전당이어야 할 카이스트의 기획처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반과학적 이데올로기를 설파한 인물이 국가 교육과학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은 경악스러운 일이었다. 당시 카이스트 학내에서 과학과 비과학을 구분하지 못하는 인사의 임명에 반대하는 학생의 1인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으나 6, 정작 기성 과학계와 지식인 사회는 권력의 눈치를 보며 침묵을 지켰다. ‘과학대통령 박정희’의 뒤를 잇겠다며 국가 비전을 내세웠던 정부가 역설적으로 ‘창조과학 대통령’을 꿈꾼다는 지식인 사회 외부의 조롱이 쏟아진 것은 필연적인 결과였다.7
진보 정권의 맹점: 벤처 이데올로기에 가려진 비합리성
이러한 과학적 비합리성의 정치권력 유착은 보수 정권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며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혁신적인 경제 생태계를 만들겠다며 신설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초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성진 포스텍 교수의 사례는 정치권의 과학 철학 부재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8 청와대는 그를 기계공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공학자이자, 대기업과 벤처기업에서 현장 경험을 쌓고 포스텍 기술지주 대표이사를 역임한 스타트업 정책의 적임자라고 화려하게 포장했다.8 중소기업중앙회와 벤처기업협회 등 관련 단체들 역시 그가 과학기술 분야의 폭넓은 이해와 현장 경험을 겸비했다며 긍정적인 논평을 쏟아냈다.8
그러나 박성진 후보자 역시 창조과학회 이사로 활동하며 지구의 나이가 6천 년이라는 비과학적이고 맹신적인 신념을 옹호해 온 인물임이 곧 드러났다.8 벤처 창업과 기술 사업화라는 자본주의적 성과에만 매몰된 나머지, 한 국가의 국무위원이 가져야 할 기초적인 합리성과 과학적 세계관의 결여는 전혀 검증되지 않은 것이다. 정치 권력이 과학을 오로지 ‘돈이 되는 기술’이나 ‘산업 육성의 도구’로만 취급할 때,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과학적 진실성은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나며 유사과학이 권력의 공백을 파고드는 비극이 반복된다.4
지적 직무유기의 극치: 생명과학계의 기괴한 침묵과 X-프로젝트
더욱 절망적인 것은 무지한 정치권력보다, 그 무지에 동조하거나 침묵한 과학계 내부의 카르텔이다. 창조과학회의 학술원장 출신이었던 김준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가 국가 R&D 예산 배분의 핵심 권력인 한국연구재단의 생명과학단장에 선임되는 참사가 발생했다.3 진화론과 현대 유전학의 근간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창조과학의 수뇌부가, 가장 엄밀한 진화생물학적 기반 위에서 평가되어야 할 생명과학 연구비를 좌지우지하는 권좌에 앉은 것이다.3
그러나 이 경악스러운 인사 폭거 앞에서 국내 생명과학자 중 그 누구도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3 연구비라는 절대적 권력 앞에서 지식인들은 자신들의 학문적 양심과 공공적 책무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 나아가, 미래창조과학부가 한국 경제의 퀀텀 점프를 명분으로 야심 차게 추진했던 대국민 과학기술 연구비 프로젝트 ‘X-프로젝트’는 놀랍게도 열역학 법칙을 무시하는 영구기관(영구운동)을 믿는 사이비 과학자가 주도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3 지식인들이 비판의 칼날을 거두고 시스템의 감시자 역할을 포기할 때, 국가의 공적 영역은 어떻게 사이비 과학과 비합리적 권력에 의해 유린당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뼈아픈 지성사의 오점이다.
| 정권/시기 | 핵심 논란 인물 | 주요 직책 및 임무 | 반과학적·절차적 문제점 | 지식인 사회 및 학계의 대응 |
| 박근혜 정부 | 장순흥 교수 (카이스트) | 대통령직인수위 교육과학분과 위원 4 | 창조과학 캠프 주도 및 진화론 부정 4 | 주류 학계 침묵, 일부 학생의 1인 시위로 국한 6 |
| 문재인 정부 | 박성진 교수 (포스텍) |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8 | 창조과학회 이사 활동, 지구 연대 6천년설 동조 8 | 벤처협회 등의 무비판적 환영 및 본질 외면 8 |
| 지속적 병폐 | 김준 교수 (고려대) | 한국연구재단 생명과학단장 3 | 창조과학회 학술원장 출신 3 | 생명과학계 전체의 기괴한 전면 침묵 3 |
| 국책 R&D | 신원 미상 사이비 학자 (제로존이론 신봉자) | 대국민 ‘X-프로젝트’ 주도적 기획 3 | 열역학 법칙에 위배되는 영구기관 신봉 3 | 창조경제 슬로건에 편승한 비판 의식 결여 9 |
제2장: 자본에 매수된 엘리트 과학과 낙하산 관료주의의 파국
과학 지식인의 타락은 국내의 유사과학 논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권력과 거대 자본 앞에서 스스로 ‘지적 권위’를 사유화하고 상품화하는 행태는 현대 과학계가 직면한 전 지구적이고 구조적인 위기다. 현대 과학자들은 더 이상 실험실 밀실에서 진리만을 탐구하는 고독하고 순수한 철학자가 아니다. 그들은 막대한 연구비를 운용하고 벤처기업을 창업하며 정책 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새로운 형태의 ‘엘리트 권력 집단’으로 변모했다.
‘지적 포주’ 엡스타인과 타락한 과학 천재들의 민낯
서구 사회에서 이기적 유전자의 그림자 아래 엘리트 과학이 어떻게 도덕적으로 붕괴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 바로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 스캔들이다.2 엡스타인은 수많은 미성년자를 끔찍하게 성착취한 극악한 범죄자였으나, 동시에 하버드, MIT 등 세계 최고 권위의 대학 연구소와 노벨상 수상자들에게 막대한 자금을 후원하며 이른바 ‘지적 포주’ 역할을 자처했다.2 현대 과학의 거장이라 불리는 수많은 천재들과 학계의 리더들은 엡스타인의 압도적인 자본력과 그가 제공하는 호화롭고 배타적인 네트워크에 취해, 그의 도덕적 타락과 범죄 행위를 묵인하거나 나아가 그에게 지성인이라는 면죄부를 적극적으로 제공했다.2
이 스캔들은 2밀리미터의 정밀한 렌즈로 우주의 진리를 관찰해야 할 엘리트 과학의 눈이, 거대 자본이 뿜어내는 탐욕과 명예욕의 빛에 멀어버린 현대 과학계의 참담한 민낯을 고발한다.2 천재적인 두뇌와 학문적 권위가 결코 개인의 도덕성이나 공공적 책임감을 담보하지 않으며, 외부의 비판적 감시를 받지 않는 과학 권력은 언제든 자본과 야합하여 사회적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지식의 공공재적 가치를 파괴할 수 있음을 증명한 사건이다.
전문성을 유린하는 낙하산 인사와 관료주의적 카르텔
글로벌 엘리트 과학이 자본에 의해 타락했다면, 한국의 공공 과학 인프라는 정치 권력의 보은 인사와 관료들의 ‘자리 나눠먹기’ 카르텔에 의해 형해화되고 있다. 과학적 전문성과 기관의 공공적 목표보다는 정치적 충성도나 부처 이기주의가 인사를 결정하는 ‘낙하산 인사’ 관행은 과학기술 거버넌스를 내부로부터 병들게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이버 보안과 인터넷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원장 임명 과정에서 불거진 전문성 부족 논란이다.11 고도의 기술적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필수적인 KISA 원장 자리에, 보안 전문가가 아닌 이원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책임자가 내정되면서 극심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11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중요 기관장 자리들이 전문성과 무관하게 관료 사회의 ‘제 식구 자리 만들기’나 정치권의 ‘회전문 인사’를 위한 전리품으로 전락하는 현상은, 한국 과학계가 어떻게 정치 권력의 하청업체로 전락했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준다.11 민간 보안 전문가의 임명이 절실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묵살되고 비전문가가 조직을 장악할 때 11, 국가의 사이버 안보와 인터넷 정책의 질적 저하는 피할 수 없다. 지식인들이 이러한 노골적인 인사 전횡과 시스템 파괴에 대해 연대하여 저항하지 못하고 침묵할 때, 국가의 공공 과학 역량은 서서히 질식사하게 된다.
제3장: 정치적 선동으로 오염된 거대 과학 정책, X-프로젝트에서 K-문샷까지
정치 권력의 빈곤한 철학과 맹동주의는 국가의 대규모 R&D 프로젝트에서 이른바 ‘슬로건 과학’으로 발현된다. 기초 과학의 토대를 굳건히 다지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자생적인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는 대신, 정권의 입맛과 임기에 맞춘 자극적이고 과시적인 키워드들이 정책의 간판을 도배한다.
‘창조경제’의 허상: 실패가 예견된 X-프로젝트의 맹동주의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했던 박근혜 정부 시절, 신규 R&D 지원사업으로 야심 차게 포장되어 등장한 ‘X-프로젝트’는 한국 경제의 ‘퀀텀 점프(대도약)’라는 거창한 목표를 내걸었다.9 당시 최양희 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X’가 의미하는 것은 실패 가능성이 높더라도 창의적인 연구에 과감히 도전하는 것이며, 목표를 달성하면 100배, 1000배 성장할 수 있는 일류 기업을 만드는 것이 바로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역설했다.9
그러나 과학 연구의 성과를 ‘100배, 1000배 성장’이라는 비현실적이고 선동적인 수치로 환원하는 순간, 과학은 진리 탐구의 영역을 떠나 도박에 가까운 정치적 수사학으로 변질된다. 300만 개의 중소기업 중 20~30만 개를 퀀텀 점프시키겠다는 정치적 조급증은, 앞서 언급했듯 열역학 법칙조차 무시하는 영구기관 신봉자들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게 만드는 코미디 같은 비극을 낳았다.3 기초 과학의 내실 없이 허황된 슬로건만 좇는 톱다운(Top-down) 방식의 프로젝트가 국가 예산을 어떻게 낭비하고 과학 행정을 어떻게 타락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반면교사다.
K-문샷 프로젝트: AI 만능주의의 함정과 전시 행정의 재림
시간이 흘러 과기정통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K-문샷(K-Moonshot) 프로젝트’를 마주하며, 지식인들은 과거 X-프로젝트의 참사가 형태만 바꾼 채 부활한 것은 아닌지 비판적인 렌즈를 들이대야 한다. 정부는 범국가 과학 문제 해결을 내세우며,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범부처 추진체계인 ‘K-문샷 추진단’을 출범시켰다.12 이 프로젝트는 과학기술 분야에 인공지능(AI)을 적극 도입하여 2030년까지 연구 생산성을 2배 높이고, 2035년까지 12대 국가 미션을 해결하여 국가 경쟁력을 도약시키겠다는 원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12
과기부는 신약 개발 10배 가속, 뇌-임플란트(BCI) 상용화, 한국형 핵융합 소형 실증로 개발, 우주 데이터센터 원천기술 확보, 범용 피지컬 AI 모델 개발, 휴머노이드 등 12개 핵심 분야를 확정하고, 남진우 한양대 교수(신약), 여준구 대동로보틱스 대표(휴머노이드), 김지영 서울대 교수(반도체) 등 총괄관리자(PD) 12명을 위촉했다.12 또한 산업통상부, 보건복지부, 우주항공청 등 정부 부처뿐만 아니라 LG전자, 현대건설, 와이브레인, 지브레인 등 민간 기업까지 프로젝트에 대거 동참시켰다.14
물론 인공지능을 접목하여 전략 기술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은 시대적 당위다.14 배경훈 부총리가 언급했듯 기술적 차원을 넘어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사명감은 긍정적이다.12 그러나 “신약 개발 10배 가속”, “연구 생산성 2배”와 같이 자극적으로 계량화된 슬로건은 과거 X-프로젝트의 “100배, 1000배 성장” 구호가 주었던 기시감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과학 지식의 생산성은 단순히 AI 툴을 도입하거나 정부 부처와 대기업을 총동원한다고 해서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처럼 선형적으로 2배, 10배 증폭되는 것이 아니다. 양질의 데이터 구축, 기초 학문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원, 연구자들의 자율적 창의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한을 정해놓고 하달되는 ‘미션 달성형’ 프로젝트는, 또 다른 예산 낭비와 전시 행정으로 전락할 위험이 농후하다.
| 비교 항목 | X-프로젝트 (과거) | K-문샷 프로젝트 (현재) | 비판적 지식인의 진단 |
| 핵심 슬로건 | “100배, 1000배 성장을 통한 퀀텀 점프” 9 | “2030년까지 연구 생산성 2배, 신약 10배 가속” 14 | 계량화된 수치에 집착하는 전형적인 선동적 수사학의 반복 |
| 추진 주체 |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주도 9 |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 (범부처 추진단) 12 | 톱다운(Top-down) 방식의 하향식 국가주의적 거버넌스 유지 |
| 참여 구조 | 영구기관 사이비 학자 등 검증 실패 3 | 12개 분야 PD 위촉 (남진우, 여준구 등) 및 LG, 현대 등 대기업 동원 14 | 전문성 확보 노력은 보이나, 대기업 결탁 등 기초과학의 도구화 우려 |
| 근본적 한계 | 과학 법칙(열역학) 무시한 맹동주의 3 | AI 만능주의에 빠져 기초과학 자생력 배양이라는 본질 외면 가능성 12 | 지식인의 지속적인 감시 없이는 전시 행정으로 전락할 위험성 상존 |
제4장: 마비된 행정 거버넌스와 붕괴하는 국가 R&D 인프라
미래를 향한 원대한 슬로건의 화려한 외피 이면에서, 정작 과학기술을 지탱하는 현재의 기초적인 행정 시스템과 R&D 예산 집행 구조는 철저히 마비되고 붕괴하고 있다.
글로벌 R&D 예산의 증발과 행정의 무능
과학 정책 거버넌스의 참담한 무능을 가장 적나라하게 폭로한 사건은 정부가 올해 새롭게 추진한 ‘글로벌 R&D 사업’의 파행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날카로운 지적과 국정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바에 따르면, 이 사업은 당해 연도가 착수된 지 9개월이 지난 시점까지도 배정된 과제의 대부분이 해외 연구기관과 협약조차 체결하지 못한 충격적인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17 그 결과, 전체 예산의 무려 80%가 전혀 집행되지 못한 채 허공에 떠도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17
이는 단순히 행정 절차의 지연이 아니라, 국가 R&D 생태계의 동맥을 끊어버리는 치명적인 정책 실패다. 정부는 수십 년간 축적되어 온 국내 기초 R&D 예산을 비효율이라는 명목으로 급격히 삭감하면서, 그 대안이자 혁신의 방향으로 ‘글로벌 협력’을 내세웠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국제 공동 연구를 수행할 상대방을 찾지 못하거나 기본적인 외교적, 행정적 협약조차 맺지 못하는 촌극을 연출한 것이다.17
이러한 참사는 현장의 실현 가능성과 연구 생태계의 특성을 완전히 무시한 채, 윗선의 지시로 급조된 부실 사업이 가져올 필연적인 결과다.17 글로벌 스탠다드를 외치는 부처가 정작 예산을 집행할 기초적인 행정 역량조차 갖추지 못했음이 폭로된 것이다. 2035년의 문샷(Moonshot)을 논하기 전에, 당장 오늘 연구 현장의 숨통을 쥐고 있는 예산 미집행 사태에 대해 과학기술 관료들은 처절하게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13
공정성의 파괴: 국가대표 AI 모델 평가의 특혜 논란
행정의 무능이 예산 집행에서 드러났다면, 정부 주도 생태계의 공정성 파괴는 ‘국가대표 AI’ 육성 정책에서 명백히 드러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추진한 국대 AI 모델 1차 평가 과정에서, 특정 기업(네이버클라우드)의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 등에 유리한 이른바 ‘맞춤형 개별 벤치마크’를 적용했다는 특혜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19
국가의 정책적 지원을 결정하는 평가의 공정성은 정부 신뢰 자본의 핵심이다. SK텔레콤(A.X K1), LG AI연구원(K-엑사원), 업스테이지(솔라), NC AI 등 다수의 국내 기업이 명운을 걸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20, 정부 부처가 특정 기업의 입맛에 맞는 잣대를 들이대고 특혜 시비가 일자 “종합 평가 및 사전 합의가 있었다”며 궁색한 해명으로 일관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19 이는 국가 기관이 스스로 룰 메이커(Rule Maker)로서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기술 표준화 과정에 개입하는 보이지 않는 자본 권력의 카르텔을 용인하는 것과 다름없다. 지식인의 공공적 책무는 바로 이러한 국가 권력의 자의적 잣대와 불공정한 정책 집행을 투명하게 고발하고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시키는 데 있다.
제5장: 민주적 통제 장치의 무력화와 단명하는 리더십
이러한 정책적 난맥상과 행정적 마비가 속출하는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과학기술 부처를 이끄는 리더십이 민주적 정당성을 잃고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착하게 만드는 비정상적인 인사 시스템에 있다.
국회 패싱과 유상임 장관의 쓸쓸한 퇴장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과기정통부 장관이었던 유상임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의 임명 과정은 민주적 통제 장치가 어떻게 무력화되는지를 씁쓸하게 보여주었다.21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자녀 위장전입 등 도덕적 흠결이 불거졌고, 야당 위원들은 강력히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송부를 거부했다.23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재송부 요청 시한이 지나자마자 국회 패싱을 불사하며 임명을 강행했다.21 이는 윤 대통령 취임 후 무려 26번째 ‘국회 패싱’ 임명 강행이었다.24
민주적 합의와 도덕성 검증을 무시하고 출범한 리더십은 결코 오래가지 못했다. 유상임 장관은 취임 당시 “급격한 변화가 진행되는 세계 조류에 적절히 대응하고 우리나라가 선도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포부를 밝혔으나 25, 불과 11개월 만에 쓸쓸히 이임식을 갖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22
그는 짧은 이임사에서 여야 합의로 이뤄낸 ‘AI 기본법’ 제정, 국가AI위원회 및 AI안전연구소 출범 등을 3대 게임체인저(AI·바이오·퀀텀) 분야의 성과로 자평했다.22 나아가 부처 후배들에게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으니 정책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라”고 당부하며, 새 정부에서는 과기정통부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고 예산권을 강화해 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22 (이러한 건의는 이후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체제로의 개편으로 이어졌으나, 본질적인 거버넌스의 한계는 여전하다).
그러나 민주적 정당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밀어붙인 리더십이 과연 연구 현장의 폭넓은 지지를 얻었는지는 깊이 의문이다. 장관이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빈번하게 교체되는 상황 속에서, 앞서 지적된 글로벌 R&D 예산 미집행 사태나 국가대표 AI 벤치마크 편파 논란과 같은 치명적인 행정 구멍들이 방치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제도의 외형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한다고 해서 과학 정책의 본질이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리더십의 민주적 정당성과 권력에 대한 견제 장치가 회복되지 않는 한, 장관의 이임사에서 쏟아지는 자평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결론: 2밀리미터 렌즈의 복원과 비판적 지성 사회의 재건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의 과학기술 정책은 유사과학의 무분별한 침투, 자본과 권력의 음험한 유착, 선동적인 슬로건의 남발, 그리고 붕괴된 행정 거버넌스와 공정성 상실이라는 총체적이고 파국적인 난국에 빠져 있다. 이 거대한 위기는 단순히 부처의 행정력이 부족하거나 R&D 예산이 일시적으로 삭감되어서 발생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다. 본질적으로 이 사태는 과학을 다루는 정치 권력의 빈곤한 철학과, 이를 비판적으로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과학 지식인들의 도덕적, 지적 직무유기가 빚어낸 합작품이다.
현대 사회에서 지식인의 공공적 책무는 단순히 연구실에서 훌륭한 논문을 생산하고 국가 예산을 따내는 것에 머무를 수 없다. 권력이 창조경제라는 이름으로 열역학을 무시한 영구기관을 칭송하려 할 때 9, 벤처 생태계 육성이라는 미명 아래 창조과학 신봉자가 국가 정책을 좌우하려 할 때 8, 진화생물학을 부정하는 자가 생명과학 연구비를 통제하려 할 때 3 지식인은 목을 걸고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외쳐야 한다. 엡스타인에게 면죄부를 팔았던 타락한 천재들처럼 자본이 제공하는 안락한 카르텔에 안주하거나 2, 낙하산 인사로 내려오는 권력의 시혜를 당연한 듯 받아먹으며 침묵하는 순간 11, 과학은 권력을 유지하는 폭력적인 이데올로기적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우리가 시급히 회복해야 할 것은 사물의 본질을 가장 정밀하게 꿰뚫어 보는 ‘2밀리미터의 렌즈’다.2 이 렌즈는 미시적인 자연 현상을 관찰하는 물리적 도구임과 동시에, 과학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국가 권력의 오만과 자본의 탐욕을 해부하는 비판적 지성의 강력한 메타포다. 2035년을 향한 K-문샷 프로젝트의 웅장한 청사진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기 전에 12, 지금 당장 철저하게 실패하여 허공으로 사라진 글로벌 R&D 예산 수천억 원의 행방과 책임을 집요하게 추궁해야 한다.17 특정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불투명한 AI 벤치마크 평가 기준을 투명하게 만천하에 공개하도록 압박하는 것 19, 그것이 진정한 과학 지식인의 책무다.
19세기 말, 세계주의의 험난한 물결 속에서 서구 과학을 수용하며 낡은 봉건 체제를 혁명하고자 했던 동아시아 지식인들의 치열한 시대적 소명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1 조선이라는 우물에 갇히지 않고 세계적인 인식의 혁명을 꿈꿨던 그들처럼 1, 현대 한국의 지식인들은 파편화된 학문적 이기주의를 넘어 국가와 사회, 그리고 글로벌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과학이 어떻게 오용되고 착취되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성찰해야 한다.
과학은 언제나 권력의 간섭으로부터 독립되어 객관적 진리를 향해 열려 있어야 하며, 그 열린 체계를 지키는 파수꾼은 온전히 지식인의 몫이다. 영구운동과 창조과학이라는 원시적인 인식론적 퇴행으로부터 공론의 장을 방어하고 3, 무능한 관료주의와 독단적 리더십이 초래한 예산 미집행의 행정적 파국을 엄혹하게 비판하며 18, 편향된 국가대표 AI 정책이 초래할 거대 기술 자본의 독점을 철저히 경계하는 것 20 모두가 지식인이 결코 회피할 수 없는 신성한 의무다.
한국 사회는 지금 ‘과학’이라는 성스러운 이름을 빌린 권력의 팽창과 자본의 축적만을 서글프게 목격하고 있다. 진정한 국가 혁신과 과학적 도약은 K-문샷과 같은 거창한 수사학이나 과기정통부의 부총리급 격상이라는 관료적 외피의 비대화에서 결코 오지 않는다.14 정책의 골든타임을 논하기에 앞서 22, 과학적 진실성에 대한 치열하고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권력에 대한 냉엄한 비판의식을 먼저 복원해야만 한다.
지식인의 비판적 의무가 곧 시민을 향한 공공적 책무임을 뼈저리게 자각하고, 과학의 권위를 사유화하려는 모든 형태의 부조리와 야합에 맞서 단호히 싸울 때, 비로소 한국 과학 거버넌스의 타락을 끊어내고 미래를 향한 진정한 혁신의 토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 2밀리미터 렌즈의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 과학계의 민낯은 절망스럽도록 참혹하다. 그러나 그 참혹한 현실을 똑바로 응시하고 두려움 없이 고발하는 비판적 지성이 아직 살아 숨 쉬는 한, 벼랑 끝에 선 한국 과학기술의 진정한 도약을 향한 희망의 불씨는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2
Works cited
- 19세기말 한· 중· 일 지식인들의 세계주의 – 더칼럼니스트, accessed May 29, 2026, https://www.thecolumnist.kr/news/articleView.html?idxno=509
- ‘지적 포주’ 엡스타인과 타락한 과학 천재들 – 더칼럼니스트, accessed May 29, 2026, https://www.thecolumnist.kr/news/articleView.html?idxno=4467
- 창조과학자의 공적 영역 진출 막아야 – 뉴스앤조이, accessed May 29, 2026, https://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13117
- 장순흥 인수위원, 진화론 부정 ‘창조과학회’ 활동 – 불교신문, accessed May 29, 2026, 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123392
- 창조론자 장순흥 교수 인수위원 임명 논란 – 불교닷컴, accessed May 29, 2026, http://www.bulkyo21.com/news/articleView.html?idxno=20070
- “창조과학 주장 장순흥 인수위원 반대” 1인시위 – 한겨레, accessed May 29, 2026,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69585.html
- 박근혜 당선인, ‘과학대통령 박정희’ 이어 ‘창조과학 … – 이코노미조선, accessed May 29, 2026, https://economy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2/04/2013020400002.html
- 박성진(교수) (r77 판) – 나무위키, accessed May 29, 2026, https://namu.wiki/w/%EB%B0%95%EC%84%B1%EC%A7%84(%EA%B5%90%EC%88%98)?uuid=85677a47-b7bf-4fd3-b113-17260416099e
- [대덕넷 조간브리핑]X프로젝트 – 헬로디디, accessed May 29, 2026, https://www.hellodd.com/news/articleView.html?idxno=49926
- [과학 논평] 세상을 바꿀 위대한 질문 공모전…’X-프로젝트’ – YTN 사이언스, accessed May 29, 2026, https://m.science.ytn.co.kr/view.php?s_mcd=0082&key=201506121623593006
- 한국인터넷진흥원장, 전문성 부족 ‘낙하산 인사’ 논란 – 베이비타임즈, accessed May 29, 2026, https://www.baby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900
- ‘K-문샷’ 추진단 출범…범국가 과학 문제 해결 시동 – YTN 사이언스, accessed May 29, 2026, https://m.science.ytn.co.kr/program/view.php?s_mcd=0082&key=202605271600428261
- 신약개발 속도 10배·우주데이터센터 기술 확보…K-문샷 본격 시동, accessed May 29, 2026, https://v.daum.net/v/GDrcJax2TI
- AI로 신약 만들고 우주 간다…’K-문샷 프로젝트’ 본격화, accessed May 29, 2026, https://www.nocutnews.co.kr/news/6523379
- AI로 신약 만들고 우주 간다…’K-문샷 프로젝트’ 본격화 – 노컷뉴스, accessed May 29, 2026, https://m.nocutnews.co.kr/news/6523379
- 과기정통부, ‘K-문샷 프로젝트’ 개시…12개 국가 미션 PM 위촉 – Daum, accessed May 29, 2026, https://v.daum.net/v/ZvyqCyrNS3
- ‘퍼주기 논란’ 산업부 글로벌 R&D 예산집행 19% 불과 – 에너지신문, accessed May 29, 2026, https://www.energ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509
- ‘퍼주기 논란’ 산업부 글로벌 R&D 예산 668억 원, 쓰지도 못하고 묵혀 있다! – 에너지타임뉴스, accessed May 29, 2026, http://www.enertopia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985
- 국가대표 AI 1차 평가 논란 지속…과기정통부 “종합 평가·사전 합의” 해명 – 연합인포맥스, accessed May 29, 2026, https://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94255
- 과기부, 국대 모델 ‘개별 벤치마크’ 적용…네이버 ‘맞춤형 특혜’ 논란 – AI타임스, accessed May 29, 2026, https://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5570
- 윤 대통령,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임명안 재가 – MBC 뉴스, accessed May 29, 2026, https://news.imbc.com/news/2024/politics/article/6627604_36431.html
- 윤 정부 마지막 임명 장관이 떠나며 건넨 말은? – 오마이뉴스, accessed May 29, 2026,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149080
- 윤 대통령,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임명안 재가 |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accessed May 29, 2026, http://tbs.seoul.kr/news/newsView.do?typ_800=9&idx_800=3527441&seq_800=20520262
- 윤 대통령 26번째 ‘국회 패싱’…유상임 과기부 장관 임명 강행 – 한겨레, accessed May 29, 2026,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154000.html
- 윤석열 대통령, 과기정통부 장관으로 유상임 서울대 교수 지명 [정진석 비서실장 브리핑(24.7.18.)] – YouTube, accessed May 29, 2026, https://www.youtube.com/watch?v=Xo_l3VLQXrk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