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st et al.(2026 프리프린트)과 Aikawa et al.(2026 iScience)을 나란히 놓고 읽기

74쪽짜리 프리프린트가 도착했다
요즘 영국에서 오는 초파리 논문들의 제목이 비슷해졌다. 열파(heatwave), 불임(sterility), 열적 생식한계(thermal fertility limit), 개체군 존속(population persistence). 저자 명단도 비슷하다. Tracey Chapman(UEA), Amanda Bretman(Leeds), Tom Price와 Liam Dougherty(Liverpool), Rhonda Snook(Stockholm), Claudia Fricke(Halle). 2010년대 초반에 이들은 라이벌 수컷을 만난 초파리가 교미시간을 늘린다는 이야기를 하던 사람들이었다. 지금은 기후위기 이야기를 한다.
이 변화가 개인적 변심 때문이라고 볼 근거는 없다. 확인 가능한 것은 구조다. ESEB(유럽진화생물학회)는 2019년부터 「열적 생식한계의 진화생태학」이라는 Special Topic Network를 운영하고 있고, 그 수혜자 명단에 Price, Bretman, Snook, Fricke가 나란히 들어 있다. NERC 과제 NE/P002692/1(Price·Bretman·Snook), NE/X011550/1(Dougherty·Price), BBSRC BB/W016753/1(Bretman·Price·Snook)이 이 그룹의 최근 논문 사사(acknowledgment)에 반복해서 등장한다. 학회가 네트워크를 만들고, 연구비 기관이 과제를 붙이고, 저널이 리뷰를 청탁한다. 2026년에 Snook, Bretman, Dougherty, Fricke가 Nature Reviews Biodiversity에 「상승하는 기온이 동물 생식에 미치는 결과」를 실었다. 저널 자체가 최근에 생긴 것이다. 분야가 만들어질 때는 대개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다.
동기를 추측하는 건 의미가 없고 예의도 아니다. 내가 관심 있는 건 다른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어떤 질문을 하고, 어떤 질문을 하지 않는가.
마침 Liam Dougherty가 교신저자인 74쪽짜리 프리프린트를 받았다. 「무척추동물 전반에서 생식은 성체 수명보다 온난화에 더 민감하다」. 파일 메타데이터를 보니 2026년 8월 11일에 만들어졌고, 러닝헤더에는 2027년이 찍혀 있다. 저자가 30명 가까이 되는데, Bretman, Snook, Fricke, Price, Ramm, Berger, Koppik, Iossa, Weaving까지 위에 적은 이름이 거의 다 들어 있다. 통계는 Shinichi Nakagawa와 Daniel Noble이 붙었다. 메타분석 방법론의 최상위권이다.
읽어볼 만한 논문이다. 그리고 읽고 나면 할 말이 생긴다.
무엇을 했는가
먼저 데이터의 규모를 정확히 적어두자. 이건 폄하할 수 없는 노동이다.
Dougherty et al.(2024)이 이미 만들어둔 체계적 지도(systematic map)에는 온도와 동물 생식을 다룬 연구 1,654편이 들어 있다. 그중 성체 수명이나 생존까지 같이 측정한 논문이 781편. 27명의 공저자가 이 781편을 나눠 읽었다. 실제로 효과크기를 뽑아낼 수 있었던 건 339편. 최종 데이터셋은 2,849개의 효과크기, 306종이다. 곤충이 종의 77%를 차지하고, 89.9%가 육상종, 98%가 실험실 실험이다.
방법의 핵심은 ‘기준온도(reference temperature)’라는 장치다. 종마다 열적 최적점이 다르므로 절대온도로 비교할 수 없다. 그래서 각 연구의 사육온도(rearing temperature)에 가장 가까운 처리를 기준으로 삼고, 나머지 처리와의 차이(°C)를 설명변수로 넣었다. 사육온도가 보고되지 않은 경우엔 25°C에 가장 가까운 처리를 썼다. 근거는 사육온도를 보고한 255편의 평균이 24.8 ± 2.8°C였다는 것. 반응변수는 Hedges’ g, 즉 기준 처리 대비 표준화 평균차다. 처리가 X개면 효과크기는 X-1개가 나온다.
결과는 이렇다.
첫째, 세 형질의 최적점이 다르다. 생식산출(reproductive output)은 기준온도보다 평균 2.5°C 낮은 지점에서, 성체 생존은 2.37°C 낮은 지점에서 최대가 된다. 그런데 성체 수명은 기준온도보다 12~18°C 낮은 곳에서 최대가 된다. 다변량 모델에서 12°C, 단변량에서 18.03°C. 이건 놀랄 일이 아니다. 대사가 느려지면 오래 산다. 변온동물 노화 연구의 오래된 상식이고, Keil et al.(2015)이 정리해둔 그림 그대로다.
둘째, 기준온도 위에서는 생식이 수명보다 두 배 이상 가파르게 무너진다. 같은 개체에서 두 형질을 다 측정한 200편(187종, 792 trial)을 뽑아 다변량 메타분석을 돌렸다. 기준온도보다 더운 쪽(395 trial)에서 생식의 기울기는 β = −0.39 (95% CI −0.45 ~ −0.33), 수명은 β = −0.18 (−0.22 ~ −0.15). 상호작용 t = −7.82, p < 0.001. 이게 논문 제목의 근거다.
셋째, 더운 쪽과 추운 쪽의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기준온도보다 더운 쪽에서는 생식과 수명의 반응이 강하게 양의 상관을 보인다(연구 간 r = 0.62, 연구 내 r = 0.49). 열은 모든 걸 함께 망가뜨린다. 반면 추운 쪽에서는 상관이 없다(r = −0.11, CI −0.31 ~ 0.1). 생식은 떨어지는데 수명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이걸 대사속도의 반대 방향 효과로 해석한다. 타당하다.
넷째, 발생기 노출이 더 치명적이다. 성체가 된 뒤에만 노출된 개체보다, 성숙 전부터 노출된 개체의 생식이 온도상승에 더 민감했다(t = −2.63, p = 0.009). 수명에서는 이 효과가 없었다(t = 0.49, p = 0.62). 발생 가소성에 의한 순응(acclimation)이 열 스트레스를 상쇄해줄 거라는 기대는 여기서도 지지받지 못한다. Weaving et al.(2022)이 Nature Communications에서 곤충의 임계온도 가소성이 “약하지만 만연하다”고 결론지은 것과 같은 방향이다.
논지는 명확하다. CTmax(치사 상한온도)만 보고 개체군의 취약성을 예측하면 과소평가하게 된다. Parratt et al.(2021)이 Nature Climate Change에서 초파리 43종 중 19종이 치사온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수컷 불임을 겪는다는 걸 보였고(평균 격차 1.15 ± 0.22°C, 최대 4.3°C), van Heerwaarden & Sgrò(2021)가 실험실 절멸 실험에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Frost et al.은 여기에 “급성 열충격만이 아니라 만성적 평균기온 상승에서도 생식이 먼저 무너진다”를 덧붙인다.
여기까지는 좋은 논문이다.

논문이 정직하게 고백하는 것들
메타분석의 미덕은 자기 한계를 숫자로 보여준다는 데 있다. 이 논문도 그렇다. 그리고 그 숫자들이 꽤 인상적이다.
설명력. 생식 데이터에서 온도차의 이차항이 설명하는 분산은 marginal R² = **9.1%**다. 성체 생존은 46.3%, 수명은 31.4%인데 생식만 유독 낮다. 총 이질성 I² = 99.1%. 물론 광범위한 분류군을 다루는 메타분석에서 I²가 99%대인 건 흔한 일이고 저자들도 Senior et al.(2016)을 인용해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문장을 뒤집어 읽으면 이렇게 된다. 논문의 핵심 형질인 생식에서, 온도는 변이의 9%만 설명한다. 나머지 91%는 어디에서 오는가. 저자들은 서식지 유형, 생식양식, 수정양식 같은 조절변수를 못 넣었다고 솔직히 적어두었다. 계통발생 신호는 아예 없었다(모델 적합을 개선하지 못해 제외).
수컷이 없다. 이 분야의 핵심 주장은 “수컷 불임이 먼저 온다”다. Sales et al.(2018)의 Tribolium 열파 논문이 그 실증적 씨앗이었고, Parratt et al.(2021)도 수컷 불임 온도를 쟀다. 그런데 이 메타분석에서 수컷만 온도에 노출한 효과크기는 6개, 논문 2편이다. 1,387개 중 6개. 62.8%는 암수 동시 노출, 36.6%는 암컷 단독 노출이다. 수명 데이터는 93.7%가 암컷이다. 즉 분야의 대표 주장을 검증할 데이터가 문헌에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들은 이걸 숨기지 않고 연구 공백으로 명시한다. 정직하다. 그러나 정직함이 데이터를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논문이 “암수 동시 노출 시 생식이 더 민감해지는 가산효과”를 찾지 못한 것도(t = −1.43, p = 0.15) 이 표본 구조를 생각하면 해석하기 어렵다.
기준온도의 순환성. 이건 좀 더 근본적인 문제다. 기준온도를 사육온도로 잡은 논리는 “실험자가 개체군 성장률을 최대화하는 조건을 사육온도로 고르므로 T_OPT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런데 초파리 실험실의 25°C는 자연이 정한 최적점이 아니라 20세기 초 배양실 관행이 정한 숫자다. 사육온도가 T_OPT라고 가정한 뒤 “생식은 기준온도 근처에서 최대다”라는 결과를 얻으면, 그 결과의 일부는 가정의 반향이다. 저자들도 기준온도 배정 오차가 이질성의 일부를 만들 거라고 인정하면서, 종별 열성능곡선을 다 그리기 전에는 정량화가 불가능하다고 적는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남는 것은 이 결론이 실험실 사육관행이라는 좌표계 위에서만 정확하다는 사실이다.
만성 노출. 효과크기의 89.9%가 5일 이상 노출이고, 대개 성체 일생 전체다. 이건 열파(heatwave) 연구가 아니라 평균기온 상승 연구다. 저자들이 이 점을 분명히 하는 건 좋은데, 그렇다면 이 논문의 결론을 Parratt et al.의 급성 불임 결과와 같은 문장으로 묶는 건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저자들은 “치사한계 이내의 장기적 평균온도 변화로도 생식이 손상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표현한다.
그들이 ‘번식’에서 잘라낸 것
여기까지는 방법론 이야기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음 문단에 있다.
Frost et al.이 ‘생식’으로 인정한 형질은 두 가지다. 다산성(fecundity, 교미 후 암컷이 낳은 수정란/자손 수)과 임성(fertility, 자손을 낳은 암컷의 비율). 효과크기의 99.3%가 다산성이다. 그리고 논문은 제외 대상을 명시적으로 적어놓았다.
우리는 다른 간접적 생식형질(예: 생식 타이밍, 짝짓기 행동, 부모 행동)이나 한쪽 성에 국한된 형질(배우자·생식샘 형질, 수컷의 수정 성공이나 경쟁적 수정 성공)은 고려하지 않았다.
2026년 Nature Reviews Biodiversity 리뷰도 같은 선을 긋는다. 짝짓기 행동, 계절현상(phenology), 부모 돌봄을 괄호 밖으로 빼고 배우자 수준의 임성/다산성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다.
이건 방법론적으로 합리적인 결정이다. 비교 가능한 것만 비교해야 메타분석이 성립한다. 그런데 그 결과 만들어진 그림을 보자.
이 프로그램에서 번식은 정자와 난자와 알의 개수로 환원된다. 짝짓기 타이밍은 없다. 교미시간은 없다. 구애는 없다. 행동이 없으면 신경계가 없고, 신경계가 없으면 회로가 없고, 회로가 없으면 시간이 없다.
Bretman과 Chapman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만든 아름다운 연구들을 생각하면 이건 좀 이상한 일이다. 라이벌 수컷을 만난 초파리 수컷은 교미시간을 늘리고 그만큼 부성을 더 확보한다(Bretman, Fricke & Chapman 2009, Proc R Soc B). 소리·냄새·접촉 중 어느 두 가지만 있어도 라이벌을 감지한다(Bretman et al. 2011, Curr Biol). 「빠른 변신 예술가들: 라이벌에 대한 수컷의 가소적 행동 반응」(Bretman, Gage & Chapman 2011, TREE)은 이 분야의 교과서적 리뷰다. 나는 이 논문들을 내 Neuron 논문에서 문장 그대로 인용했다. 교미시간 가소성은 행동생태학이 발견한 현상이고, 그 발견자들이 이 사람들이다.
그런데 지금 그들이 만드는 온난화-생식 프레임에는 교미시간이 들어가 있지 않다. 자기들이 발견한 형질이다.

옆방에서 나온 논문
같은 달에 Okayama 대학의 吉井大志(Taishi Yoshii) 그룹이 iScience에 논문을 냈다(Aikawa et al. 2026, iScience 29:117125). 제목은 「뇌 일주기 시계뉴런이 초파리의 적합도 이점을 만든다」.

설계가 영리하다. 생체시계와 적합도의 관계를 재는 실험의 고질적 문제는 다면발현(pleiotropy)이다. per⁰나 tim⁰ 같은 널 돌연변이는 시계 말고도 여러 걸 망가뜨린다. Horn et al.(2019)이 per 돌연변이와 야생형의 경쟁실험으로 시계의 적합도 이점을 보였을 때도 이 비판이 따라붙었다. 그래서 Aikawa 등은 Drosophila virilis의 Pdf 프로모터(DvPdf, 약 1.9 kb)를 써서 뇌 시계뉴런 일부에서만 doubletime(dbt) 대립유전자를 과발현시켰다. s-LNv, l-LNv, 5th LNv, LNd 일부. 말초 시계는 건드리지 않는다. 세 계통(dbtWT, dbtS 단주기, dbtL 장주기)을 모두 PhiC31로 같은 좌위(3R, ZH-86Fb)에 넣고, w1118에 6세대 역교배했다. mini-white 마커의 눈 색으로 유전자형을 세었다. 빨간 눈은 동형접합, 주황 눈은 이형접합, 흰 눈은 무.
그리고 27세대, 약 1년간 경쟁실험을 돌렸다.
결과.
LD 12:12에서 dbt^S와 dbt^L는 dbt^WT보다 대립유전자 빈도가 유의하게 낮아진다(15세대 시점 β = −0.628, −0.457, 둘 다 p < 0.001). 야생형 대립유전자를 가질 오즈가 1.87배, 1.58배 높다는 뜻이다. 그런데 항상광(LL) 조건에서 이 차이가 사라진다. 전 계통의 감소율이 β = −0.046에서 −0.008로 떨어지고, dbt^L의 불이익은 아예 소멸한다. LL에서는 분자시계가 멈춘다. 따라서 이 선택압은 dbt 과발현의 다면발현이 아니라 시계 기능 자체에서 온다. 이게 이 논문의 핵심 논증이다.
기전은 부성(paternity)이다. ZT 0, 6, 12, 18의 네 시점에서 짝짓기를 시작시키고 자손의 유전자형을 셌더니, 수컷의 부성 성공률이 시점마다 달라졌다. 전체를 합치면 dbt^WT > dbt^S > dbt^L. w1118 암컷과 붙였을 때 dbt^WT는 dbt^S보다 1.28배, dbt^L보다 1.41배 더 많은 자손을 만들었고, dbt 암컷과 붙였을 때는 1.39배와 2.11배로 격차가 벌어졌다. LL에서는 이 위계도 사라진다.
그리고 마지막 실험이 가장 흥미롭다. 광주기를 바꾸면 순위가 뒤집힌다.
장일 조건(LD 16:8)에서는 dbt^L이 dbt^S보다 약간 유리하다(오즈비 1.21). 단일 조건(LD 8:16)에서는 dbt^S가 유리해진다(오즈비 1.44). 저자들은 이걸 활동 리듬의 ‘질(quality)’로 설명한다. LD 8:16에서 dbt^S는 아침 피크가 뭉개지고 야간 활동이 억제되며, 저녁 피크가 약 80분 앞당겨진다. dbt^L은 아침이 2시간, 저녁이 45분 지연된다. 뚜렷한 활동 피크는 암수의 활동 창을 겹치게 만들어 만남의 확률을 높인다. 피크가 뭉개지면 짝을 찾을 유효 시간이 줄어든다.
결론 문장이 좋다. 생체시계의 목적은 24시간을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활동 피크를 그 계절의 낮 길이에 맞추는 것이다. Pittendrigh & Minis(1972)의 공명 가설(resonance hypothesis)을 계절 축으로 확장한 셈이다. Dani et al.(2026, Curr Biol 36:1541)이 남조류에서 “계절 주기가 자기지속 진동자를 선택한다”고 보인 것과 같은 방향이다.
물론 한계가 있다. DvPdf는 시계뉴런 전용이 아니고(버섯체 근처, 측각, 시엽 가장자리, 복부신경삭의 PDFAb 뉴런에도 발현된다), dbt는 발생에도 관여하며(discs overgrown이 바로 이 유전자다), mini-white 눈색 자체가 짝짓기 성공에 영향을 준다(Xiao, Qiu & Robertson 2017, Sci Rep 7:7712). 저자들도 이 세 가지를 다 적어두었다. 그럼에도 LL 대조군이 논증의 무게를 상당히 지탱한다.

온도는 이미 시계 안에 있다
이제 두 논문을 나란히 놓자.
Frost et al.: 온도가 오르면 번식이 수명보다 두 배 빨리 무너진다. Aikawa et al.: 뇌 시계뉴런의 속도가 번식 성공을 결정하고, 그 방향은 계절(광주기)에 따라 뒤집힌다.
두 논문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면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초파리에게 온도는 시계의 입력이자, 시계가 방어해야 할 교란이자, 시계가 회피 전략을 짜는 대상이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참이다.
입력. 온도 주기는 빛과 마찬가지로 Zeitgeber다. Glaser & Stanewsky(2005, Curr Biol)가 온도 동조를 확립했고, Sehadova et al.(2009, Neuron)이 말초 현음기관(chordotonal organ)에서 뇌 시계뉴런으로 가는 신호와 nocte 유전자를 찾았다. Chen et al.(2015, Nature)은 IR25a가 저진폭 온도 주기에 대한 동조를 매개한다는 걸 보였고, Roessingh et al.(2019, Commun Biol)이 TRPA 채널 PYREXIA를 추가했다. IR21a, IR93a, TrpA1, Gr28b, DN1p까지 온도 감지 회로의 지도는 꽤 촘촘하다.
교란. 온도 보상(temperature compensation)은 시계의 정의적 속성이다. 그리고 이 보상의 유전적 기반에 위도 구배가 있다. Costa와 Kyriacou가 밝힌 period 유전자의 Thr-Gly 반복 길이 다형성은 두 대륙에서 위도를 따라 정렬되며, 온도 보상 효율과 연결된다. 흥미롭게도 timeless의 ls-tim/s-tim 다형성(Tauber et al. 2007; Sandrelli et al. 2007, 둘 다 Science)은 온도가 아니라 광주기/광감수성 축에 정렬된다. 두 대표적 시계 클라인이 온도와 일장으로 갈라진다는 사실 자체가 시사적이다.
회피 전략. 이게 가장 중요하다. Majercak, Sidote, Hardin & Edery(1999, Neuron 24:219)는 period 유전자의 3′ 말단 인트론(dmpi8) 스플라이싱이 온도에 민감하다는 걸 보였다. 추우면 스플라이싱 효율이 올라가 per mRNA가 빨리 축적되고 저녁 활동이 앞당겨진다. 더우면 효율이 떨어져 저녁 피크가 늦춰지고 한낮 낮잠(siesta)이 길어진다. Low & Edery가 후속 연구에서 이 스플라이싱 효율의 자연변이와 위도 변이까지 찾아냈다.
이 문장을 다시 읽어보자. 초파리는 더울 때 시계를 조작해서 한낮을 피한다. 이게 무엇인가. 시간적 니치 이동(temporal niche shift)이다. Kearney, Shine & Porter(2009, PNAS)가 변온동물이 행동적 체온조절로 온난화를 완충할 수 있다고 논한 바로 그 메커니즘의 분자적 실체다. 서식지를 옮기는 대신 활동 시각을 옮기는 것. 온난화 하에서 곤충이 살아남는 가장 값싼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여기서 Aikawa et al.의 결과가 끼어든다. 활동 시각을 옮기면 짝짓기 시각도 옮겨진다. 그리고 짝짓기 시각은 부성 성공을 결정한다. ZT 0에서 짝지은 dbt^L 수컷의 성공 확률은 0.71이었지만 ZT 12에서는 0.36으로 떨어졌다.
그러니까 인과 사슬은 이렇게 된다.
온난화 → per 스플라이싱 변화·M/E 진동자 재배치 → 활동 피크 이동 → 짝짓기 창 이동 → 암수 활동 창의 중첩 변화 → 번식 적합도 변화
Frost et al.이 측정한 것은 이 사슬의 맨 끝(자손 수)이고, Aikawa et al.이 측정한 것은 중간 두 마디다.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실험은 아무도 하지 않았다.

비어 있는 교집합
이번 조사에서 가장 확실하게 확인한 사실은 부정형이다. 곤충에서 하루 중 시각이나 시계 상태가 열적 생식한계를 바꾸는지 물은 연구가 없다.
없다는 말을 조심스럽게 해야 하니 근거를 나눠 적는다.
식물에서는 있다. 애기장대에서 열 스트레스 반응은 시간대에 따라 게이팅된다. 내열성과 순응 능력은 해질녘에 최고가 되고, 열 반응 전사체의 75% 이상이 시각 의존적이다. 흥미롭게도 한 연구는 HSP70 자체는 시계에 의해 게이팅되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시계가 온도 센서 그 자체는 아니라는 뜻이다.
곤충에서는 그렇지 않다. CTmax나 열 기절(heat knockdown) 내성이 하루 중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깔끔하게 보여준 초파리 연구를 나는 찾지 못했다. 변동 온도 체제에서 HSP 전사와 CTmax가 순응 일수에 따라 변한다는 2025년 J Exp Biol 논문이 있지만, 일주기 게이팅을 분리하지는 않았다. 시계 돌연변이의 TFL을 잰 사람도 없다.
이게 왜 이상한가 하면, 재료는 이미 다 나와 있기 때문이다.
Beaver et al.(2002, PNAS 99:2134)은 per⁰, tim⁰, cyc⁰, Clk^Jrk 초파리에서 단회 교미 후 자손이 야생형 대비 약 40% 감소한다는 걸 보였다. 산란 수가 줄고 미수정란 비율이 늘었으며, 수컷 기여가 분명했다. 그리고 Beaver & Giebultowicz(2004, Curr Biol 14:1492)는 아예 교미시간(copulation duration)이 period와 timeless에 의해 조절된다는 논문을 냈다.
2004년이다. 내가 라이벌 유도 교미시간 연장(LMD)이 tim과 per에 의존한다는 걸 보고한 게 2012년이니까 8년 전이다. 시계 유전자가 교미시간과 번식력을 조절한다는 사실은 20년 넘게 문헌에 있었다. 그런데 열적 생식한계 문헌에서 이 논문들을 인용하는 걸 나는 보지 못했다.
Krupp et al.(2013, Neuron)은 PDF가 oenocyte의 말초 시계를 통해 페로몬 생산 리듬을 조절하고 그것이 짝짓기에 영향을 준다는 걸 보였다. Aikawa et al.도 고찰에서 이 논문을 인용하며 “뇌 PDF 뉴런과 말초 시계의 탈동조(miscoupling)”를 자기 결과의 가능한 원인으로 든다. 온도는 말초 시계에도 직접 작용한다. 뇌와 말초의 위상차가 온도에 따라 벌어진다면, 그 자체가 생식 손실의 경로가 된다.

인용의 지도
한 가지만 더 적고 넘어가겠다.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다.
방향 하나는 명확하다. 나는 Bretman과 Chapman을 인용한다. 2013년 Neuron 논문에 이런 문장이 있다. “초파리 수컷은 다른 수컷의 존재에 반응하여 교미시간을 연장함으로써 자손에서의 부성 지분을 높인다(Bretman et al., 2009; Bretman et al., 2010).” 그 뒤로 나온 논문들에서도 Bretman 2009/2011 묶음은 빠지지 않는다. 발견의 우선권은 그들 것이고 나는 그걸 적는다.
반대 방향은 희소하다. 2011년의 고전들은 내 논문보다 먼저 나왔으니 인용할 수 없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이번에 확인한 유일하게 명확한 사례는 **Rouse, Watkinson & Bretman(2018, Proc R Soc B 285:20180619)**이다. 「유연한 기억이 초파리 수컷의 정자경쟁 반응을 조절한다」라는 제목이고, 참고문헌 15번에 Kim, Jan & Jan 2012, Nat Neurosci 15:876이 들어 있다. 하필 이게 Bretman 랩이 신경유전학 쪽으로 발을 뻗은 논문이다. 두 문헌이 만나는 자리는 딱 거기다.
나머지 열적 생식한계 프로그램의 논문들에서는 찾지 못했다. 이걸 서운함으로 읽으면 곤란하다. 서운해할 나이는 지났고, 인용은 도덕이 아니다. 내가 보는 건 어휘의 문제다.
같은 현상을 한쪽은 “extended mating duration”, “plastic response to rivals”, “sperm competition”이라 부르고, 다른 쪽은 “LMD/SMD”, “interval timing”, “neuropeptide circuit”이라 부른다. 검색어가 다르면 문헌이 안 만난다. 문헌이 안 만나면 위에 적은 실험이 설계되지 않는다. 인용 클러스터의 분리는 개인적 무례가 아니라 인식론적 손실이다. 손실의 크기는 하지 않은 실험의 수로 잰다.
Frost et al.이 ‘생식 타이밍’과 ‘짝짓기 행동’을 괄호 밖으로 뺀 결정, Snook et al. 리뷰가 같은 선을 그은 결정. 방법론적으로는 옳다. 그런데 그 결정을 내린 사람 중에 짝짓기 행동 가소성의 발견자가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기묘하다.

그래서 무엇을 할 것인가
비판만 하는 글은 재미가 없다. 실험을 적어두자. 전부 지금 있는 재료로 할 수 있는 것들이다.
1. 시각 통제 열충격. 같은 총 열량(예: 37°C, 4시간)을 ZT 0, 6, 12, 18에 각각 가하고, 7일 뒤 부성 성공률과 정자 생존을 측정한다. Parratt et al.(2021)의 지연 임성 측정 프로토콜을 그대로 쓰면 된다. TFL80이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가. 이 실험을 아무도 하지 않았다는 게 나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2. 시계 속도 × 열파. Aikawa et al.의 dbt^WT, dbt^S, dbt^L 계통에 열파를 가하고 TFL을 잰다. 계통은 이미 만들어져 있고 교신저자가 요청 시 제공한다고 명시했다. 시계뉴런의 속도가 열 내성 임성을 바꾸는가. 바꾼다면 뇌 시계가 생식샘의 열 취약성을 원격 조절한다는 뜻이 된다.
3. 광주기 × 열파. Aikawa et al.은 LD 8:16과 LD 16:8에서 적합도 순위가 뒤집힌다는 걸 보였다. 그렇다면 같은 열파의 임성 비용도 광주기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온대 지역의 여름은 열파와 장일이 동시에 온다. 이 둘을 분리해서 측정한 연구가 없다.
4. 자연변이로. Low & Edery가 정리한 dmpi8 스플라이싱 효율 하플로타입(per 3′UTR의 4개 SNP)별로 TFL을 잰다. 낮잠이 긴 계통이 열파에서 더 잘 버티는가. 이건 실험실 계통이 아니라 자연 집단의 변이이므로, 진화적 반응의 원료가 존재하는지를 직접 묻는 실험이 된다. van Heerwaarden & Sgrò가 “임성 상한의 진화가능성은 낮다”고 결론지은 것과 정면으로 붙일 수 있다.
5. 교미시간 자체. 온도가 교미시간을 어떻게 바꾸는가. LMD와 SMD는 열 스트레스에서 유지되는가 무너지는가. 교미시간은 부성에 직결되므로 이건 곧바로 적합도 형질이다. 그리고 Beaver & Giebultowicz가 이미 per/tim이 교미시간을 조절한다고 보고했으니, 온도-시계-교미시간의 삼각형이 완성된다.
우리 실험실 입장에서는 4번과 5번이 당장 가능하다. 나머지도 오래 걸릴 실험이 아니다.
파리방에서
Morgan의 파리방에서는 유전학자와 발생학자와 세포학자가 같은 방을 썼다. Bridges가 염색체를 그리는 옆에서 Sturtevant가 지도를 만들었고, 그 옆에서 Muller가 X선을 쐈다. 방이 하나였기 때문에 어휘가 하나였다.
지금은 방이 여럿이다. 진화생태학자는 306종의 효과크기를 모으고, 신경유전학자는 LNd 네 개를 침묵시킨다. 둘 다 필요하다. 27명이 781편을 나눠 읽는 노동은 존경받아 마땅하고, 나는 그런 데이터셋을 만들어본 적이 없다. 반대로 27세대 1년짜리 경쟁실험을 견디는 일본 실험실의 인내도 지금 시대에는 희귀한 미덕이다.
문제는 두 방 사이의 복도다.
기후위기가 연구비의 언어가 된 것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니다. 학문의 언어는 늘 시대의 언어를 빌려 쓴다. Morgan의 파리방도 우생학이 유행하던 시대의 돈으로 돌아갔다. 다만 그 언어가 질문을 좁힐 때는 문제가 된다. “온난화가 생식을 망친다”는 문장은 강력하고, 강력한 문장은 예산을 끌어오고, 예산은 그 문장을 검증하는 실험만을 재생산한다. 그래서 306종 데이터에서 수컷 단독 노출 효과크기가 6개뿐인 상황이 생긴다. 정작 그 분야가 가장 자주 하는 주장을 검증할 데이터가 없는 것이다.
내가 이 두 논문을 나란히 놓고 읽으면서 얻은 결론은 단순하다. 온난화 하에서 곤충이 살아남는 방식은 서식지를 옮기는 것만이 아니다. 시각을 옮기는 것도 있다. 그리고 시각을 옮기면 짝짓기가 옮겨지고, 짝짓기가 옮겨지면 적합도가 바뀐다. 이 경로를 측정하려면 열성능곡선만으로는 안 되고, 회로만으로도 안 된다. 둘을 같은 표에 놓아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서로를 인용해야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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