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인이 한 종 전체를 우습게 만들면 안된다. 조현아라는 인간 종의 한 개체에 불과한 자가, 마카다미아라는 식물종 전체에 큰 해를 끼쳤다는 말이다. 마카다미아(Macadamia)는 Proteaceae라는 식물 과(科, family)에 속한 10종의 속(genus)명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호주의 의사이자 화학자 존 마카담(John Macadam, 1827-1865)의 이름을 따 명명되었다((그의 친구였던 식물학자 뮐러(Ferdinand von Mueller, 1825-1896)가 1857년 명명했다고 한다.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John_Macadam)). 존 마카담에 대한 역사적 기술은 많지 않지만 그는 1854년 글래스고 대학을 졸업하고 1858년부터 멜버른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는 것, 그리고 호주 빅토리아주 의회 의원이기도 했으며 정치학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었다는 점 등이 알려져 있다. 그의 친구 뮐러가 친애하는 친구 마카담의 이름을 따 마카다미아라는 아름다운 식물에 그 이름을 붙힌 이후, 이 과학자는 역사에 땅콩과 함께 남겨지게 되었다((Macadam, MacAdam and McAdam … and tarmac and Macadamia http://www.earthwords.fsnet.co.uk/macadam.htm)).
존 마카담(John Macadam, 1827-1865) 그림출처((Shigeura, G. T., & Ooka, H. (1984). Macadamia Nuts in Hawaii : History and Production. Research Extension Series, (April).))
마카다미아 땅콩(macadamia nuts)은 마카다미아 속에 속하는 식물의 열매로, 실제로 땅콩과는 하등 상관이 없다. 그저 식감과 모양이 비슷해 마카다미아 땅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마카다미아에 관한 유일한 국내학술논문의 주저자 조은희와 김명희에 의하면, “마카다미아는 서양에서 빵, 케익, 초콜릿 등에 다양하게 사 용되어지는 견과류로, 마카다미아의 약 70%를 차지하는 지절 성분은 약 80% 정도가 불포화 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있다”고 한다.((조은희, & 김명희. (2013). 마카다미아 가루를 첨가한 설기떡의 품질 특성. 동아시아식생활학회지, 23(6), 742-749.))
마카다미아 속 중 2 종인 M. integrifolia 그리고 M. tetraphylla 혹은 두 종의 잡종에서만 생산가능하다고 한다. 나머지 8 종의 열매는 먹을 수 없다. 아마도 조현아는 M. integrifolia를 주문했을 것이다. 마카다미아 땅콩은 호주에서 생산되며 하와이, 중남미, 그리고 아프리카에서도 소량 생산된다. 특히 하와이엔 약 100년 전에 수입되어 대량생산의 길이 열렸다고 한다.
한인의 미주이민사는 하와이에서 시작된다. 한국인의 초기 미국이민은 1903년의 하와이 사탕수수농장에서 시작되었고, 약 이제 111년이 되었다. 다른 글에서 언급했듯이, 1902년 121명을 태운 하와이행 이민선이 인천항을 출발, 이들 중 97명이 하와이에 상륙한 것이 미주한인들의 이민사의 시작이다. 말이 좋아 이민이지, 실제 그들은 선교사 알렌에 의해 팔아 넘겨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 미국이 아니라 1905년 멕시코로 팔려간 이들의 비참한 삶은 ‘애니깽’이라는 단어에 담겨 있기도 하다.
아마도 하와이에 이민갔던 초기의 한인들 중 누군가는 마카다미아 농장에서 노동했을 것이다. 그들의 노동은 향후 상해임시정부를 운영하는 독립자금으로 돌아온다. 마카다미아는 그렇게 아무렇게나 처먹고 그럴 음식이 아니다. 과학자의 이름을 기려 명명되었고, 미주한인노동사와 연관되어 있는 이 땅콩이, 한 개인의 황당한 회항으로 자칫 더렵혀질까 그저 두려울 뿐이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너무 진지하게 이 글을 읽을까 다시 두려워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