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기저기서 들리는 과학뉴스를 보니, 생쥐 뇌의 공간적 싱글셀 RNA 시퀀싱이 완료되어 네이처지에 논문이 출판된 모양이다.
Shi, H., He, Y., Zhou, Y. et al. Spatial atlas of the mouse central nervous system at molecular resolution. Nature (2023). https://doi.org/10.1038/s41586-023-06569-5
논문 저자들의 이름과 소속을 살펴보니 흥미롭다. 미국의 CRISPR 장인 펑 장 Feng Zhang이 속한 하버드 브로드연구소 소속 연구원들과 MIT 및 하버드 대학의 다양한 연구자들이 이름을 올렸는데, 대부분 중국계다. 이 논문은 생쥐의 뇌를 싱글셀 분석을 통해 분자적으로 완전히 공간화해 놓은 논문인데, 아마도 생쥐 신경생물학자들에게는 향후 이정표가 될 논문으로 남을 듯 하다.
싱글셀 시퀀싱은 이제 생쥐와 인간은 물론 초파리에서도 아주 일상적인 분석법이 되어가는 것 같다. 신기한건 초파리의 싱글셀 시퀀싱을 선도하는 그룹 또한 스탠포드의 리콴 루오와 그의 제자 리 홍지에 등의 중국계 미국과학자라는 점이다. 리콴은 내 스승 유넝의 제자이니 내 사형이 되고, 리 홍지에는 얼마전 이메일로 서신교환을 나누고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Li, H., Janssens, J., De Waegeneer, M., Kolluru, S. S., Davie, K., Gardeux, V., … & Wolfner, M. F. (2022). Fly Cell Atlas: A single-nucleus transcriptomic atlas of the adult fruit fly. Science, 375(6584), eabk2432.
이 논문을 보니 얼마전 동아일보에 실렸던 중국과 미국의 네이처 인덱스 지수 역전뉴스가 떠올랐다.
바야흐로 싱글셀의 시대다. 내가 대학원에 들어가던 무렵엔 생물정보학 Bioinformatics의 시대라고 다들 생물정보학을 하러 떠났었고, 그 이후엔 이젠 마이크로RNA miRNA의 시대라며 죄다 RNA를 하겠다고 달려들었으며, 그러다가 오바마 정부가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발표하자마자 모두가 죄다 커넥텀연구를 한다며 떠들었고, 이후엔 미국 정부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미래라고 부르짖으니 또 모두가 따라서 장내미생물 연구에 뛰어들었다. 실상 싱글셀 연구 자체가 생물학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싱글셀 분석은 생명현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물론 그 도구가 너무나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여하튼 우리도 빨리 연구비 가지고 싱글셀 분석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다.
그나저나 유행하는 과학을 하지 말라는 막스 델브뤽의 모토를 밀어붙힌지 어언 15년이 다되어 가는데, 생물학계는 변할 생각이 없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