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근육에 대해 알고나서부터 하루종일 어떻게 하면 저 근육세포의 전기생리학적 활성을 측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중국의 동료연구자들부터 한국의 동료교수들까지 모두를 수소문하며 초파리의 근육을 초파리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전기생리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지 물었으나, 다들 해본적 없다는 분위기다. 실상 미세한 탐침을 신경세포에 가져다 대고 전류를 측정하는 전기생리학은 쉬운 학문이 아니다.
동료연구자들 대부분 초파리의 돌출되어 있는 감각신경세포, 예를 들어 눈이나 안테나 혹은 초파리의 미뢰 같은 곳에서 전류를 측정하는 일에는 전문가가 많지만, 초파리 성체의 근육세포 활성을 측정해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과학적 연구의 제한은 접근 가능한 실험기법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현장과학을 모르는 대중과학자들은 이런 과학현장의 현실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혼자 끙끙대다가 같은 건물에서 생쥐를 가지고 칼슘을 측정하는 현미경으로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실험실 디자이너에게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주고 한번 시험해보자고 했다. 두고 볼 일이다. 그나저나 곤충 근육으로 전기생리학 하던 과학자들은 이제 세상에서 다 사라져버린게 아닌가 싶다. 죄다 줄기세포니 암이니 하는 과학만 하다간, 나중에 다양성이 과학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통곡을 하며 울게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