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생물학을 연구하려면, 뉴런이 다른 뉴런에게 신호를 보내는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뇌에는 1000억개 정도의 뉴런이 존재하고, 이들이 만드는 시냅스, 즉 뉴런과 뉴런이 만나는 접점이 수 백조개가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초파리 뇌에는 약 15만개의 논문이 존재하고, 수 백만개의 시냅스가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신경세포 간의 대화방식은 전기와 화학물질의 릴레이다.
뉴런 간의 대화방식을 시냅스로 설명하는건 낡은 전통적 방식이다. 사실 현대 신경과학은 더 복잡한 대화의 방식을 찾아내기도 했다.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기존에는 뉴런을 보조한다고만 알려져 있던 아교세포 glia의 역할이 점차 밝혀지고 있고, 우리가 잘 아는 도파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 neurotransmitters 외에도, 원시적이지만 선충부터 인간까지 보존되어 있는 뉴로펩타이드 neuropeptide 들의 신호전달까지 포함하면, 우리가 교과서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두뇌의 작동방식은 훨씬 복잡해진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직까지도 뉴런간의 의사소통을 연구하는 데에는, 전통적인 방식의 이해가 선호된다. 하나의 뉴런이 전기신호를 통해 시냅스로 액손 말단부위에서 시냅스로 신경전달물질 X를 방출하면, 다음 뉴런이 수상돌기 denrite를 통해 그 신경전달물질 X를 받아 다시 그 화학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꾸어 전달한다. 이 과정에 다양한 수용체들과 이온채널들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신경생물학 교과서는 바로 그런 전기신호와 화학물질에 대한 기술로 채워져 있다.
초파리 뇌에서 신경세포의 활성을 측정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것도 살아 있는 초파리 뇌에서 실시간으로 초파리 신경세포의 활성도를 측정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누군가는 그걸 해낸다. 심지어 움직이는 초파리 뇌에서 말이다.
초파리 뇌의 전기생리학적 활성도를 측정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탐침 electrode를 사용해 물리적으로 실제 신경세포의 전류를 측정할 수도 있고, 위의 그림처럼 Gcamp이라는 변형된 형광단백질을 사용해서 칼슘에 반응하는 형광단백질의 변화로 간접적인 측정을 하기도 한다. Gcamp을 이용한 방식이 좀 더 간편하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연구자들이 이 방식으로 선회하는 중이다. 이런걸 패치클램프라고도 부르고 다양한 방식이 있는데 내 전문분야는 아니다.
여하튼 초파리 뇌로 행동유전학을 하고 있지만, Gcamp이나 전기생리학을 이용한 연구를 직접 해본 적이 없어서, 항상 부족하다고 여기고 있었는데, 최근에 한국의 공동연구자를 찾아서 초파리 다리와 미뢰 등에서 전기생리학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초파리 뇌를 해부한 후에 ex vivo 방식으로 뇌의 특정 뉴런의 신경활성을 측정할 수도 있게 될 것 같다. 어제 실험실 석사과정 학생이 동영상을 하나 찍어 왔다. 신난다.
그나저나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북경대 교수가 있는데, 아직까지 이메일에 답이 없다. 난징학회에 가서 설득을 해볼 생각이다.
Tang, M., Cao, L. H., Yang, T., Ma, S. X., Jing, B. Y., Xiao, N., … & Luo, D. G. (2022). An extra-clock ultradian brain oscillator sustains circadian timekeeping. Science Advances, 8(35), eabo5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