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세포간의 의사소통은 보통 신경전달물질 (Neurotransmitter, NTs)이라 불리는 시냅스 사이의 화학물질 전달로 이루어진다고 배우는게 보통이다. 대부분의 신경생물학 교과서는 별처럼 생긴 신경세포의 몸통을 그리고, 액손과 수상돌기와 마이엘린 수초를 가진 척추동물의 신경세포를 그리게 마련이다. 시냅스 간의 신호전달은 흔히 도파민, 아세틸콜린 등으로 불리는 신경전달물질의 화학신호로, 신경세포 내에서의 신호전달은 여러 종류의 채널들의 분극화를 통한 전기신호의 전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NTs는 진화적으로 최근에 나타난 물질이다. 신경계가 진화하기 시작하던 원시시절부터 신경세포 간의 의사소통을 담당하던 물질은 뉴로펩타이드 (Neuropeptide, NPs)라고 물리는 물질이었다. NTs가 빠르고, 국지적이며, 짧은 신호라면, NPs는 느리고, 광범위하며, 길게 지속되는 신호다. 대부분의 동물종은 이 두 시스템 모두를 갖추고 있다.
뉴로펩타이드는 특수한 GPCR, 즉 Neuropeptide receptor (NPRs)을 수용체로 갖는다. 즉, 특정 NP의 신호는 특정 NPR을 통해서만 전달된다. 인슐린 신호가 인슐린 수용체를 가진 세포에만 전달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초파리 행동유전학자들은 바로 이 50여개의 NP를 가지고 유전학 도구를 사용해 신경회로 분석을 한다.
요즘 쓰고 있는, 거의 완성된 논문에 등장하는 Ecdysis-triggering hormone (ETH)라는 뉴로펩타이드이자 뉴로호르몬이 있는데, 이 펩타이드를 만드는 세포의 이름이 ‘Inka cell 잉카 세포’였다. 잉카 세포는 말초분위의 곤충기관, 즉 인간의 폐와 비슷한 기관에 극소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eiselman M, Lee SS, Tran R-T, Dai H, Ding Y, Rivera-Perez C, et al. Endocrine network essential for reproductive success in Drosophila melanogaster. Proc Natl Acad Sci. 2017;114: E3849–E3858. doi:10.1073/pnas.1620760114
잉카제국의 Inca도 아니고, Inka라는 단어가 낯설어서 처음 이 세포를 이름붙힌 논문을 찾아보니, 이런 미주가 써져 있다.
“잉카 세포 (Inka cell)는 타트라 산맥 (Tatra mountains)의 아름다운 요정 여신을 기려 이름지었는데, 제1저자에게 큰 영감을 준 기원이었다.”
Žitňan D, Kingan TG, Hermesman JL, Adams ME. Identification of Ecdysis-Triggering Hormone from an Epitracheal Endocrine System. Science. 1996;271: 88–91. doi:10.1126/science.271.5245.88
타트라 산을 찾아보니 동유럽 슬로바키아와 폴란드 사이의 산맥이라고 한다. 제1저자 이름을 다시 살피니 슬로바키아인 같아 보인다. 건조해보이지만, 과학논문에도 사람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