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잘 아는 무기로 투쟁하라

베쑨은 그가 가장 잘 아는 무기, 즉 의사라는 자신의 직업을 무기로 투쟁에 참여했다. 캐나다의 뛰어난 흉부외과 의사였던 그는 의술을 단지 사람들의 질병만을 돌보는 것이 아닌, 몸의 질병과 사회의 질병을 통합적으로 파악하여 새로운 사회체제를 건설하는 것으로까지 그 의미를 확장시켰다. 그는 몸의 질병과 사회의 질병이 함께 고쳐질 때에야 비로소 제대로 된 인술을 펼 수 있다고 믿었다. 베쑨은 전장의 와중에도 학생들에게 의술을 가르치고 최초로 혈액은행을 운영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다. “부상병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대들이 먼저 그들을 찾아가시오”라는 그의 가르침은 시대가 세계의 민중들에게 짐 지운 투쟁에 의사들 또한 전사의 일부로서 참여하는 것임을 의미했다.
스스로 결핵환자이기도 했던 그는 많은 사람들을 치료했으나 자신을 패혈증에서 구제할 시간은 갖지 못했다. 닥터 노먼 베쑨의 생애는 이제 대륙과 계급을 뛰어넘어 수많은 민중들의 유산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닥터 노먼 베쑨, 노동자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