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Flyandbee, 김우재 (2014-)

스타 지식인의 민낯: ‘좋아요’가 진짜 전문성을 대신할 수 있을까?

학계 내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의 대중적 영향력과 비전문가 의견의 공공 위험성 분석

디지털 지식 생태계의 패러다임 전환과 인식론적 위기

현대 지식 사회에서 소셜 미디어는 과학적 지식과 아이디어, 그리고 정책적 담론이 생성되고 유통되는 핵심적인 플랫폼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과거 학술지나 공식적인 언론 브리핑을 통해서만 대중과 소통하던 학자들은 이제 트위터(Twitter)와 같은 마이크로블로깅 플랫폼을 통해 지식의 생산자이자 즉각적인 전달자로서 대중과 직접 대면하고 있다. 정책 입안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와 대중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탐색하며, 언론 매체의 종사자들 역시 전통적인 기사 작성을 위한 주요 정보원으로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2019년 언론 저널리즘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언론인의 60%가 디지털 소스를 가장 먼저 참조하며, 이 중 22%는 트위터를 최우선 정보원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셜 미디어가 단순한 개인 간의 소통 창구를 넘어, 뉴스의 의제를 설정하고 대중의 과학적 인식을 형성하는 데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러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확장은 민주적 지식 유통이라는 긍정적 이면 뒤에 심각한 구조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소셜 미디어 생태계가 학문적 엄밀성보다는 대중적 호소력과 자극성에 의해 굴러가는 ‘관심 경제(Attention Economy)’의 법칙에 종속되어 있다는 점이다. 모든 학자가 소셜 미디어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거대한 팔로워를 거느린 소수의 표본이 전체 학계를 대변하는 것처럼 대중에게 과대 포장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일반 대중은 특정 주제에 대해 발언하는 이가 해당 분야의 ‘진정한 전문가’인지 검증할 수 있는 시간적, 제도적 자원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학술적 권위나 실제 연구 성과보다는 소셜 미디어상의 팔로워 수나 게시물의 ‘좋아요’ 수로 대변되는 ‘대중적 가시성’이 전문가의 척도로 오인된다. 본 보고서는 174개국, 12,675개 기관에 소속된 약 10만 명의 학자들을 대상으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생성된 1억 3,800만 건의 트윗과 그들의 실제 학술적 성과(논문 인용수 등)를 교차 분석한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 저널의 실증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이를 통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해당 주제의 전문가가 아닌 이들(이하 ‘비전문가 인플루언서’)이 소셜 미디어에서 발언할 때 발생하는 공공의 위험성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들의 주관적 의견이 과학적 합의로 둔갑하여 대중의 인식을 왜곡하고 공공 정책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기제를 규명한다.

Garg, P., Fetzer, T. Political expression of academics on Twitter. Nat Hum Behav 9, 1815–1832 (2025). https://doi.org/10.1038/s41562-025-02199-1

학술적 권위와 소셜 미디어 영향력의 통계적 괴리

관심 경제 체제하의 불평등한 지식 유통 구조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본질적으로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계된 알고리즘에 의해 통제되며, 학계 내에서도 이러한 관심 경제의 법칙은 예외 없이 작동한다. 지식의 유통 과정은 극단적인 불평등을 초래하며,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학자들의 소셜 미디어 내 콘텐츠 생성, 대중의 참여도(좋아요), 팔로워 수, 그리고 실제 학술 논문의 인용수 분포는 모두 소수의 집단이 전체를 지배하는 ‘멱법칙(Power Law)’을 철저히 따른다.

데이터에 따르면 상위 5%의 소셜 미디어 계정이 전체 ‘좋아요’의 30%와 전체 팔로워의 40%를 독점하고 있는 반면, 하위 50%의 계정은 두 지표 모두에서 각각 10% 미만을 점유하는 데 그친다. 학술적 영향력을 나타내는 인용수의 불평등은 더욱 극단적이어서 상위 5%의 학자가 전체 논문 인용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이러한 불평등 구조 자체는 학계나 소셜 미디어에서 드문 현상이 아니지만, 공공의 관점에서 가장 치명적인 인지적 착시를 유발하는 지점은 바로 소셜 미디어에서 상위 5%의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이들이 실제 학술적 성과 측면에서 상위 5%에 해당하는 선도적인 학자들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인플루언서 학자의 탄생: 객관적 검증이 배제된 대중적 유명세

과학자와 학자들의 사회적 영향력을 평가함에 있어, 대중은 은연중에 ‘팔로워가 많고 대중적 호응을 많이 받는 학자일수록 해당 분야의 뛰어난 전문가일 것’이라는 인지적 지름길(Heuristics)에 의존한다. 그러나 방대한 데이터는 이러한 대중의 믿음이 완전히 허구에 불과함을 통계적으로 증명한다.

학술적 성과(논문 인용수)와 소셜 미디어 지표 간의 상관관계상관계수 (r)95% 신뢰구간 (CI)P-value
논문 인용수 vs 소셜 미디어 ‘좋아요’ (Engagement)-0.024[-0.030, -0.018]< 0.001
논문 인용수 vs 콘텐츠 생성량 (Posts)-0.021[-0.027, -0.014]< 0.001
논문 인용수 vs 팔로워 수 (Public Reach)0.090[0.084, 0.096]< 0.001

위 표에 제시된 바와 같이, 한 학자의 객관적 전문성과 학문적 기여도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논문 인용수’와 소셜 미디어에서의 대중적 호응도인 ‘좋아요’ 사이의 상관계수는 -0.024로 사실상 아무런 관련이 없거나 오히려 미미한 역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대중적 도달률을 의미하는 팔로워 수와의 상관관계 역시 0.090으로 극히 낮다.

이는 소셜 미디어상에서 막대한 대중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스타 지식인’이나 ‘학계 인플루언서’들이 학문적 성취와 동료 평가(Peer-review)를 거친 엄밀한 연구 성과보다는, 대중과의 소통 방식, 특정 정치적·사회적 이슈에 대한 발언 빈도, 혹은 자극적인 콘텐츠 생산 능력을 통해 그 지위를 획득했음을 의미한다. 학문적 자격증명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아예 다른 분야를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대중적 관심을 독점하는 이들은, 기존의 검증된 학술 전문가들과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 간의 간극을 극단적으로 벌려놓는다. 대중은 이들의 발언을 ‘과학적 팩트’나 ‘학계의 지배적 정설’로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만, 실상 이들은 학술적 권위가 결여된 채 자신만의 주관적 의견을 증폭시키는 스피커 역할을 수행할 위험이 매우 크다.

기후 변화 대응 담론에서의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뚜렷한 시각차

비전문가 유명인들의 의견이 공공에 미치는 치명적인 위험성은 기후 위기와 같이 고도로 복잡하고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이슈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기후 변화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전 지구적 문제로, 철저히 검증된 과학적 데이터와 환경·기후 과학 분야 전문가들의 확고한 합의에 기반하여 긴급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 공론장에서는 발언의 가치가 그 내용의 과학적 타당성이 아닌 대중적 도달률(Reach)에 의해 결정된다.

대규모 언어 모델(GPT-3.5 Turbo 및 GPT-4)을 활용하여 수백만 건의 학자들 트윗 내 태도(Stance)를 분류한 결과, 학자들의 소셜 미디어 도달률(Reach)과 실제 해당 주제에 대한 학술적 전문성(Expertise)의 교차점에 따라 기후 변화 대응을 지지하는 태도에 극명하고도 체계적인 차이가 존재함이 확인되었다. 평균적으로 전체 학자들의 기후 행동 지지도는 0.085 수준으로 온건한 지지 성향을 보이지만, 이를 하위 그룹으로 세분화하면 양상은 완전히 달라진다.

소셜 미디어 영향력 및 전문성 교차 그룹기후 변화 대응 지지 지수 (Mean)통계적 효과 크기 (Cohen’s d)
높은 도달률 + 주제 전문가 (High-reach experts)0.1297기준점 적용
낮은 도달률 + 주제 전문가 (Low-reach experts)0.1579비전문가 그룹 대비 현저히 높음 (d = -0.32)
높은 도달률 + 주제 비전문가 (High-reach non-experts)0.0675전문가 그룹 대비 유의미하게 낮음 (d = -0.22)

분석 결과, 관련 분야의 기후·환경 연구 실적이 전혀 없는 ‘주제 비전문가’이면서 소셜 미디어 도달률만 높은 학자들(High-reach non-experts)의 기후 변화 대응 지지도는 0.0675에 불과했다. 이는 대중적 인지도는 낮더라도 실제 기후 및 환경 분야의 최전선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진짜 전문가’들(Low-reach experts)의 지지도인 0.1579와 비교할 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러한 수치는 대중의 위기 대응 인식에 심각한 경고를 던진다.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 학자(그러나 기후 과학과는 무관한 전공자)가 기후 변화의 시급성에 대해 회의적이거나 미온적인 발언을 할 경우, 대중은 이를 ‘학계 내부에서도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찬반 논쟁이 치열하게 존재한다’고 오인하게 된다. 이는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과학계 내부의 확고한 합의(Scientific Consensus)를 심각하게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비전문가 인플루언서들의 태도는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하기보다는 소셜 미디어 일반 대중의 평균적인 인식에 동조되어 있으며, 이들은 과학적 진리를 전달하여 대중을 계몽하기보다는 대중의 입맛에 맞는 피상적인 견해를 생산함으로써 자신의 인지도를 유지하는 데 몰두할 가능성이 높다.

해결책의 서사 왜곡: 기술 낙관주의와 행동 변화의 불균형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적 서사에서도 비전문가들은 전문가 집단과 중대한 시각차를 보인다. 문제 해결의 내러티브는 크게 새로운 혁신 기술 개발을 통해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기술 낙관주의(Techno-optimism)’와, 인류의 소비, 경제 체제, 생활 양식의 근본적 전환을 촉구하는 ‘행동 변화(Behavioural adjustment)’로 분류된다.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높은 도달률 + 비전문가’ 집단은 기술 낙관주의 지지도가 0.0397로 매우 낮았으며, 행동 변화에 대한 지지도 역시 0.0726으로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반면, 대중적 주목을 받지 못하는 ‘낮은 도달률 + 전문가’ 집단은 기술 낙관주의(0.0969)와 행동 변화(0.1121) 모두에서 비전문가 집단을 압도하는 강도 높은 지지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진짜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의 비가역적 심각성을 깊이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기술적 혁신과 전 사회적인 행동 강령의 변화가 동시에 투입되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의 귀에 꽂히는 지배적인 목소리는 위기의식을 희석시키고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을 축소하는 비전문가 인플루언서들의 미온적 발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공공의 위기 대응 능력을 마비시키고, 필수 불가결한 환경 정책 입안의 사회적 동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한다.

사회·문화적 의제에 대한 비전문가 인플루언서의 편향성

비전문가 집단의 위험성은 기후 변화와 같은 자연과학적 의제를 넘어, 인종 평등, 이민 정책, 복지 국가, 부유세 부과 등 민감한 사회·경제적 이슈의 여론 형성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일반 대중은 널리 알려진 학자의 발언을 해당 분야의 깊이 있는 학술적 통찰이 담긴 결론으로 간주하지만, 실증 데이터는 이러한 담론 역시 비전문가들에 의해 주도되며 심각한 편향성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집단주의의 괴리

데이터 분석 결과, 학자들의 평균적인 의견은 일반 트위터 사용자들에 비해 문화적 자유주의(인종 평등, 임신 중지권, 이민 정책 지지) 및 경제적 집단주의(복지 확대, 소득 재분배, 부유세 지지) 측면에서 진보적이거나 좌파적인 성향을 띠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세부적인 통계를 살펴보면 기후 위기 담론에서 발견된 동일한 역설이 반복된다.

소셜 미디어 도달률은 높지만 해당 사회과학적 쟁점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된 이들(High-reach non-experts)의 문화적 자유주의 지지도는 0.0421로, 관련 분야를 심층적으로 연구하는 전문가들(High-reach experts: 0.0495, Low-reach experts: 0.0527)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았다. 경제적 집단주의에 대한 지지 역시 비전문가(0.0168)가 진짜 전문가(0.0245)보다 현저히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소셜 미디어의 정치·사회적 담론을 주도하는 대다수의 팝-스콜라(Pop-scholars)들이 실상 해당 학문 분야의 역사적 맥락이나 정책적 파급효과에 대한 고찰 없이 대중의 얕은 여론에 영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들의 발언은 진정한 사회과학적 전문성에 기반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식인의 객관적 진단’이라는 포장지를 쓰고 유통되며, 대중은 이를 학문적으로 검증된 중도적 정설로 착각하여 잘못된 정책적 판단을 지지하게 된다.

비전문가 인플루언서의 언어적 톤과 의사소통 양식의 파괴성

비전문가 유명인들의 의견이 공공에 치명적인 또 다른 핵심 이유는 그들이 쏟아내는 발언의 내용(‘무엇’을 말하는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본질적인 위험성은 그들이 소통하는 방식과 톤(‘어떻게’ 말하는가)에 존재한다. 학술적 담론은 본디 엄밀한 논리적 추론, 인지적 성찰, 그리고 정서적 억제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관심 경제에 철저히 매몰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자극적이고, 감정적이며, 독성 있는 발언에 더 많은 도달률을 보상으로 제공한다.

자기중심주의(Egocentrism)와 자아도취적 수사의 남용

본 연구에서 언어학적 분석 도구를 활용하여 학자들의 트윗 내 자기 지시적 대명사(‘나’, ‘나를’, ‘나의’, ‘내 자신’ 등) 사용 빈도를 측정한 결과, 학자들의 평균 자기중심성 수치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심리학적 연구들에 따르면 과도한 1인칭 대명사의 사용은 취약한 나르시시즘(Vulnerable narcissism) 및 화자의 심리적 불안과 강하게 연관되어 있다.

소셜 미디어 영향력 및 신뢰도 교차 그룹자기중심주의(Egocentrism) 지수95% 신뢰구간 (CI)
높은 도달률 + 낮은 학술적 신뢰도0.3498[0.3468, 0.3529]
낮은 도달률 + 높은 학술적 신뢰도0.3167[0.3116, 0.3219]

가장 우려스러운 발견은, 동료 평가를 통한 학술적 신뢰도(임팩트 팩터 및 논문 인용수)는 낮으면서 대중적 도달률만 높은 집단(High reach – Low credibility)의 자기중심성 수치가 0.3498로, 학술적 성과는 뛰어나나 도달률이 낮은 진짜 학자 집단(0.3167)에 비해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미하게 높았다는 점이다.

이는 소셜 미디어 공론장에서 맹활약하는 비전문가 스타 학자들이 지식의 전달이나 공공의 이익 증진을 위해 발언하는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이들은 전문적 지식을 빙자하여 자신의 자아를 과시하고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 올리는 데 학술적 언어를 사적으로 남용하고 있다. 대중은 이들의 화려하고 자기 과시적인 수사에 휘둘려 논의의 본질적 팩트를 놓치고 맹목적인 팬덤화의 길을 걷게 된다.

이성적 추론(Reasoning)의 상실과 감정주의(Emotionality)의 지배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설득의 메커니즘은 정동(Affect, Pathos)과 인지(Cognition, Logos)라는 두 가지 축으로 설명되어 왔다. 과학 커뮤니케이션은 철저히 인지적 언어와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해야 하지만, 소셜 미디어 상의 지식 생태계는 정반대의 궤적을 그리고 있다. 정동적 감정 단어와 이성적 인지 단어의 비율을 측정한 ‘감정성/추론(Emotionality/reasoning)’ 지표 분석 결과, 대중적 도달률은 높으나 학술적 신뢰도가 낮은 인플루언서 학자들(0.7632)은 학술적 신뢰도가 높은 정통 학자들(0.7308)보다 훨씬 더 감정적이고 선동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은 본질적으로 대중의 분노, 도덕적 공분, 혐오와 같은 정동적 반응을 촉발하는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노출시키고 광범위하게 확산시킨다. 학계의 인플루언서들은 무의식적으로 혹은 의도적으로 이러한 알고리즘의 보상 체계를 학습하여, 논리적이고 차분한 설명보다는 단정적이고 감정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비전문적 견해를 피력한다. 그 결과, 사회 전체가 직면한 극도로 복잡한 과학적 이슈들—기후 변화 대응 방식, 에너지 인프라 전환, 감염병 팬데믹 시기의 방역 정책 등—이 흑백논리와 감정 섞인 이념 투쟁으로 전락하게 되며, 이는 대중과 정책 입안자들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

독성(Toxicity) 언어와 대중 소외 현상

구글의 퍼스펙티브(Perspective API)를 통해 측정한 ‘독성(Toxicity)’ 지표, 즉 타인을 무례하게 대하거나 공격하여 건설적인 논의를 중단하게 만드는 발언의 확률을 분석한 결과, 학계 내에서 예기치 못한 역설이 발견되었다. 세계 1-100위권 명문 대학에 소속된 최상위권 학자들(0.0463)이 오히려 101~500위 권 대학의 학자들(0.0433)보다 훨씬 더 독성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또한 전공 분야별로도 인문학 분야 학자(0.0495)가 STEM 분야 학자(0.0447)보다 더 높은 독성을 나타냈다.

아무리 학술적 지위가 높은 학자라 할지라도, 이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오만하고 독성 있는 언어를 남용하는 것은 공공의 과학 참여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다. 공격적이고 무례한 언어는 청중에게 소외감(Alienating effect)을 안겨주며,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대중을 과학 공론장으로부터 철저히 배제시킨다.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들이 대중을 향해 훈계하거나 조롱하는 태도를 취할 때, 대중은 발언자 개인에 대한 반감을 넘어 과학적 사실 자체에 대한 거대한 불신을 잉태하게 된다. 이러한 과학계에 대한 불신은 결국 반지성주의(Anti-intellectualism)와 과학적 포퓰리즘이 뿌리내릴 수 있는 가장 비옥한 토양을 제공한다.

사이비 과학의 창궐과 편향적 정책으로 이어지는 공공의 참사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비전문가 인플루언서들의 득세와 학자들의 감정적, 독성 어린 소통은 단순히 소셜 미디어상의 촌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들이 유포하고 증폭시킨 왜곡된 여론은 현실 세계에서 대중의 생명과 국가 정책을 위협하는 물리적 피해로 직결된다.

과학적 합의의 붕괴와 유사과학(Pseudo-science)의 정치화

진정한 전문가의 목소리가 묻히고, 소셜 미디어에서 대중의 인기를 끄는 비전문가의 목소리가 학계의 입장을 대변할 때, 사회는 유사과학(Pseudo-science)에 대항할 면역력을 상실한다. 진화생물학, 초파리 유전학 등 인류 지성의 진보를 이끌어온 기초 과학들이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구비 지원에서 배제되고 외면받는 사이, 그 공백은 즉각적인 대중적 환호만을 좇는 사이비 과학과 선동가들이 차지하게 된다.

예를 들어, 백신 접종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과거의 근거 없는 낭설은 소셜 미디어를 매개로 급속도로 부활하여 확산되었다. 주류 의학계와 면역학 전문가들의 철저한 반박에도 불구하고, 백신 반대 운동(Anti-vaxxer)은 얄팍한 지식으로 무장하고 대중적 인지도를 쌓은 일부 비전문가 인플루언서들의 감정적 발언에 힘입어 들불처럼 번졌다. 이는 단순히 부모 개인의 그릇된 신념 문제를 넘어, 과거 소멸했던 홍역이 미국 디즈니랜드 한복판에서 집단 발병하여 무고한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끔찍한 사회적 재난을 초래했다. 진정한 전문가들이 연구실에서 통계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고할 때, 소셜 미디어의 스타 지식인들은 대중의 막연한 공포와 감정에 영합하여 잘못된 정보를 증폭시켰고, 그 참혹한 대가는 고스란히 공공이 치러야 했다.

더욱 끔찍한 사태는 이들 유사과학이 국가 정책과 교육 제도의 심장부를 타격할 때 발생한다. 창조과학(Creationism) 단체들이 공교육 과학교과서에서 시조새 진화론을 삭제하려는 로비를 벌이고, 유사과학의 명칭이 버젓이 들어간 단체의 인물이 국가 핵심 과학기술 정책의 브레인이나 대학의 총장으로 임명되는 촌극은, 대중은 물론 권력자들조차 진정한 과학적 전문성과 대중적 유명세를 분별하는 능력을 상실했을 때 벌어지는 국가적 참사다. 과학에 무지하거나 비전문적인 인물이 권력을 쥐거나 대중의 맹목적 지지를 엎게 되면, 그들의 선택 하나하나가 대중의 일상을 오염시키고 한 국가의 장기적인 과학 인프라와 합리성을 뿌리째 붕괴시킨다.

정치적 양극화의 심화와 엘리트주의에 대한 반동

비전문가 학자들의 소셜 미디어 발언은 정치적 극단화를 심화시키는 뇌관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을 기반으로 한 학자들(US-based academics)은 일반 미국 트위터 사용자들에 비해 문화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집단주의를 압도적으로 강력하게 지지하는 진보적 편향을 띠고 있었다.

지지 이념 / 이슈미국 학자 그룹 평균 (Mean)미국 일반 사용자 평균 (Mean)통계적 유의미성 (P-value)
기후 행동 (Climate Action)0.0720.008< 0.001
문화적 자유주의 (Cultural Liberalism)0.0550.0067< 0.001
경제적 집단주의 (Economic Collectivism)0.01840.0007< 0.001

위 표에서 보듯 학계 구성원들과 대중 간의 이념적 인식 차이(Representation Gap)는 극명하다. 학계가 대중보다 특정 이슈에 선도적인 시각을 갖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소통하는 과정에서, 학술적 깊이보다는 대중적 가시성만을 확보한 비전문가 학자들이 이념적 확증편향에 빠진 채 오만하고 독성 있는, 그리고 극도로 감정적인 언어로 대중을 훈계하려 들 때 돌이킬 수 없는 역풍을 맞게 된다.

일반 대중은 학계 전체를 현실의 팍팍한 삶과는 완전히 유리된 채 자신들만의 이념에 매몰된 ‘위선적 엘리트 집단’으로 간주하게 된다.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은 정확히 이 분노의 틈새를 파고들어 “오만한 전문가들과 학계 엘리트들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없다”며 대중의 반지성주의를 정치적으로 선동한다. 결과적으로 기후 변화 대응, 공중 보건 정책, 경제 불평등 해소 등 긴급하게 데이터를 기반으로 처리되어야 할 과학적, 사회적 현안들이 합리적 논의의 테이블에서 밀려나 소모적인 이념 전쟁의 볼모로 전락하고 만다.

알고리즘의 맹점과 학계 내부의 구조적 책임

이러한 공공의 위험이 제어 불가능한 수준으로 극대화된 배경에는 지식을 소통하는 매체인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의 상업적 특성과, 이에 편승하거나 방관하는 학계 내부의 구조적 무책임이 단단히 맞물려 있다.

무차별적인 알고리즘의 증폭 효과 (Algorithmic Amplification)

트위터를 비롯한 거대 소셜 미디어의 추천 알고리즘은 정보의 논리적 정합성이나 발언자의 실제 학술적 권위를 따지지 않는다. 플랫폼의 유일한 목적은 사용자들의 체류 시간을 늘려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인간의 편도체를 자극하는 감정적 언어, 분노, 도덕적 공분을 유발하는 콘텐츠에 기계적으로 더 큰 가중치를 부여한다.

앞서 제시된 실증 데이터가 명백히 보여주듯, 학술적 신뢰도가 낮고 대중적 도달률이 높은 비전문가 인플루언서 학자들은 철저히 감정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데 능숙하다. 알고리즘은 이들의 발언을 끊임없이 무작위 추천 피드에 노출시킴으로써 이들의 주관적 견해를 마치 학계의 지배적인 팩트인 양 과대 포장한다. 반면, 복잡한 뉘앙스를 담아 인지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건조하게 제시하는 진짜 전문가들의 이성적인 발언은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노이즈 속으로 사장된다. 대중은 알고리즘이 선별해준 자극적인 비전문가의 의견을 과학계 전체의 목소리로 착각하는 ‘에코 체임버(Echo Chamber)’에 영문도 모른 채 갇히게 된다.

학계 내 지식 전파의 노동 분업과 방관 (Division of Labour in Knowledge Dissemination)

현대 학계는 진리를 탐구하고 연구 성과를 창출하는 ‘지식 생산자’와 이를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알리는 ‘지식 전파자’가 분리되는 거대한 노동 분업의 양상을 띠고 있다. 학술 연구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최고 수준의 연구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정기적으로 관리하고 대중과 논쟁을 벌일 시간적 여유나 인센티브가 철저히 부족하다. 이들이 비워둔 디지털 공론장의 빈자리는 학문적 엄밀성보다는 대중의 시선을 끌고 팔로워를 늘리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비전문가 인플루언서들이 차지하게 된다.

대학과 연구 기관 역시 이러한 비극적 현상에 중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많은 학술 기관들이 소셜 미디어에서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소속 구성원을 기관 홍보를 위한 상징적인 수단으로 삼거나 암묵적으로 장려하면서도, 그들이 공론장에서 발언하는 내용의 전문성이나 사실관계 정확성에 대해서는 철저히 방관하는 태도를 취한다. 특히 상위 100대 명문 대학에 속한 일부 학자들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독성 언어 사용 빈도는, 세계적 수준의 학계 내에서조차 소셜 미디어 소통 방식에 대한 최소한의 윤리적 가이드라인이나 직업적 책임감이 심각하게 부재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미래를 위한 제언과 공공의 방어 전략

본 보고서에서 분석한 10만 명 규모의 글로벌 학자 데이터와 수백만 건의 담론 분석 결과는 우리에게 매우 명확하고도 섬뜩한 진실을 경고하고 있다. 현재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며 대중의 환호를 받는 이른바 ‘스타 학자’나 ‘지식 인플루언서’들은 실제 해당 정책이나 담론의 과학적 진실을 담보할 수 있는 전문가가 아닐 확률이 지극히 높다.

논문 인용수와 연구 성과로 대변되는 진정한 학술적 전문성과 소셜 미디어의 팔로워 수 사이에는 철저한 단절이 존재했으며, 오히려 비전문가 인플루언서일수록 과학적 합의(예: 기후 변화 위기에 대한 행동 변화 촉구 등)에서 멀어져 일반 대중의 얕은 편견에 영합하는 경향을 보였다. 더 나아가 이들은 자기중심적이고 감정적이며 때로는 독성 어린 언어를 동원하여 대중의 합리적 이성을 마비시키고, 건전해야 할 과학적 담론을 진영 논리에 갇힌 감정 싸움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지식인들 간의 소셜 미디어상 인기도 투표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대중이 이들의 비전문적인 주관적 의견을 학계가 보증하는 과학적 합의로 착각할 때, 국가는 백신 거부 사태에 따른 공중 보건의 붕괴, 창조과학과 같은 유사과학의 공교육 침투, 기후 위기 등 전 지구적 재난에 대한 정책적 대응 지연과 같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공공 정책의 실패를 맞이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지식 생태계의 교란과 공공의 위험을 방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다각적이고 시급한 전략이 요구된다.

첫째, 미디어와 언론의 인용 저널리즘 혁신과 검증 책임 강화: 저널리스트와 언론 매체는 기사를 작성할 때 단순히 트위터 팔로워 수가 많거나 자극적인 입담을 가진 유명 학자를 정보원으로 무비판적으로 인용하는 게으른 관행을 즉각 타파해야 한다. 발언자의 코멘트를 공공에 전달하기 이전에, 오픈알렉스(OpenAlex)나 구글 스칼라(Google Scholar)와 같은 객관적인 학술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그가 해당 이슈에 대한 최근 연구 논문을 실제로 발표한 ‘주제 전문가(Subject-matter expert)’인지, 아니면 껍데기뿐인 학위나 다른 분야를 전공한 ‘비전문가(Non-expert)’인지 철저히 교차 검증하여 독자에게 명시할 의무가 있다.

둘째, 대중의 비판적 디지털 및 과학 리터러시 육성: 일반 대중은 소셜 미디어의 ‘좋아요’ 수나 알고리즘이 부여한 유명세가 결코 과학적 진실의 척도가 될 수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특히 학위나 권위 있는 기관의 소속을 내세우며 논리적 데이터가 아닌 분노, 조롱, 자기 과시적 언어(Toxicity, Egocentrism)로 대중을 선동하는 이들의 발언에 대해서는 그들이 누구든 비판적 의심의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진정한 과학과 지식은 흑백논리나 도덕적 공분이 아닌, 끊임없이 수정되는 데이터, 복잡한 확률, 그리고 신중한 뉘앙스를 통해 말한다는 사실을 공교육 차원에서 내재화시켜야 한다.

셋째, 학계 내부의 뼈아픈 자정 작용과 소통 인프라의 재구축: 학계와 연구 기관은 소셜 미디어에서 학문적 엄밀성을 훼손한 채 대중적 인지도만을 좇아 비전문적 의견을 남발하는 구성원들의 행위에 대해, 묵인을 멈추고 강력한 비판적 내부 담론과 직업 윤리 가이드라인을 형성해야 한다. 또한, 진실을 탐구하는 진정한 전문가들이 알고리즘의 폭력성과 대중의 독성 어린 위협으로부터 보호받으며, 자신들의 훌륭한 연구 성과를 이성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공의 브릿지(Bridge) 채널을 구축하는 데 기관 차원의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과학과 학술적 진리는 대중을 자극하거나 인플루언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무지몽매함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하고 공공의 안전과 진보를 수호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다.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의 폭주와 비전문가 인플루언서들이 뿜어내는 막대한 ‘소음’ 속에서 벼려진 ‘진실’을 가려내는 일은, 다가오는 시대의 공공의 안녕을 지키기 위한 가장 중차대하고 시급한 생존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