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과학이 정착하는 역사는 민주주의가 정착하는 역사처럼 험난하고 무질서하다. 1987년 이후에야 비로서 민주주의의 희미한 여명을 맞이한 이 땅의 역사를 두고 볼때, 과학이 민주주의보다 빠른 속도로 이 땅에 정착했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 땅의 민주주의는 민주화세력이라는 뚜렷한 구심점을 가지고 발전해왔다. 험난한 과정이 있었지만 그들은 사회지도세력으로 인정받으며 대중을 이끌 수 있는 위상을 지니고 있었다. 과학은 그렇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