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든 학문이 자연과학이 될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이유 중의 하나는, 생리학이 자연과학(끌로드 베르나르에 따르면 추측과학에서 정밀과학으로의 이행)으로서의 지위를 획득해나가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분과학문들의 다양한 전통, 그리고 전통의 확립에서 보이는 분과학문마다의 고유성 때문이다(생리학에 ‘생명’이라는 문제가 걸려 있다면, 심리학에는 ‘의식’과 ‘주관성’의 문제가, 사회학에는 ‘가치’의 문제가 개입한다). 생리학의 역사는 단순하지 않다. 예를 들어 황상익과 김옥주의 다음과 같은 논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