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와 공자와 예수가 나란히 공존하는 땅이라며 자랑스레 여기던 대한민국이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땅은 항상 종교간의 갈등이 긴장관계에 놓여 있는 곳이다. 나는 국민의 대다수는 대단히 상식적인 무종교인임을 믿는다. 1990년 이후 보수적인 기독교계에 의해 벌어진 일련의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국민들은 차분하고도 단호하게 이를 저지해왔기 때문이다. 결국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나섰다. 87년 6월 항쟁 이후 처음으로 도심에서 대규모 미사가 열렸다. […]